[맘스커리어=권지현 기자] 바쁜 직장생활, 이보다 더 전쟁인 육아.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힘들어하는 워킹맘들에게 잠깐 휴식은 '힐링'과도 같습니다. 워킹맘들에게 잠깐의 쉼표가 될 도서, 드라마, 영화 등 문화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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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포스터[사진=네이버 무비] |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2022.9.28 개봉
감독 최국희
상영시간 122분
12세 관람가
출연: 류승룡, 염정아, 박세완, 옹성우 등
언제나 내 곁에 있을 것 같은 엄마, 아내가 몇 달 뒤 세상을 떠난다면 어떨까.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는 상상하기도 싫은 이 질문을 던지며 익숙함에 잊고 살았던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무뚝뚝한 남편 진봉(류승룡)과 무심한 아들, 딸을 위해 헌신하며 살아온 세연(염정아)는 의사에게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 폐암으로 살날이 두 달밖에 안 남았다는 것.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세연은 얼마 남지 않은 날들에 하고 싶은 일을 맘껏 하자고 마음먹는다.
아내의 병을 알게 된 진봉은 아내를 위로하기는커녕 오히려 짜증 내고 윽박지르기까지 한다. 엄마의 상태를 모르는 아이들은 엄마의 챙김과 관심이 간섭이라고 느낀다. 누구에게도 따뜻한 위안을 얻지 못한 세연은 고등학교 때 첫사랑을 찾으려 나서고, 아내 진봉은 투덜거리며 아내의 여정을 함께 한다.
이름 석 자만 가지고 ‘첫사랑 찾기’를 찾아나선 둘은 티격태격 다투지만, 가는 곳곳마다 연애할 때의 소중한 기억을 하나둘 떠올린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라라랜드’, ‘맘마미아!’ 같은 뮤지컬 영화의 형식을 차용했다. 뮤지컬 영화는 노래, 춤, 연기 모두 잘해야 하는 주연 배우들의 역량에 따라 작품의 성패가 갈리기도 한다. 이 영화는 탄탄한 연기력을 지닌 류승룡, 염정아를 내세워 1970년대부터 2000년대 대중적인 사랑을 받은 곡들을 들려준다. 자칫 오글거릴 수도 있는 장면에서는 위트를 넣어 마냥 슬프지 않게 표현했다.
'국가부도의 날'(2018)을 연출한 최국희 감독과 '완벽한 타인'(2018) 배세영 작가가 만들었다. 최 감독은 ‘시한부’라는 뻔한 소재로 정극과 뮤지컬 영화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들며 웃음, 감동, 재미를 이끌어낸다. 무뚝뚝한 남편과 아이들이 후반부에 갑자기 ‘엄마’를 위하는 모습에선 개연성이 다소 떨어지지만 넘길 만한 수준이다.
뮤지컬 영화답게 신중현 ‘미인’, 임병수 ‘아이스크림 사랑’, 유열 ‘이별이래’, 이문세 ‘조조할인‘‧’알 수 없는 인생’‧‘솔로예찬’, 이승철의 ‘잠도 오지 않는 밤에’,‧‘안녕이라고 말하지마’, 최호섭의 ‘세월이 가면’, 에코브릿지 & 최백호의 ‘부산에 가면’, 이적의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토이의 ‘뜨거운 안녕’ 등 1970년대부터 2000년대 대중적인 사랑을 받은 곡들이 적재적소에 비치돼 인물의 감정과 상황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극 후반부 진봉이 아내 세연을 위해 사람들을 모으고, 파티를 해주는 장면이 영화의 백미다. 진봉이 아내에게 미안함을 고백하는 모습, 아내가 진봉과 가족, 그리고 지인들과 눈을 맞추며 얘기하는 모습에선 눈물이 터져 나온다. 배우들의 명연기와 추억을 상기시키는 명곡들이 영화의 빈틈을 메웠다. 코로나19 시기인데도 입소문을 타고 관객 100만명을 불러 모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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