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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자양 강서교육복지센터 센터장 |
그럼, 우리의 학령기 시절을 떠올리며 학생들의 입장으로 돌아가 생각해 보자.
유치원 교육과정을 마친 초등학교 1학년들은 초등학교 교실 생활이 일생에서 처음 겪는 일이라 모든 것이 낯설기만 하다. 그래서 흥미롭기도 하고, 긴장되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하다. 초등학교 정규과정을 마친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은 어떠한가? 초등학교와 현저하게 달라진 교육과정과 각각 개성 넘치는 선생님들의 특성을 파악하기에도 3월 한 달이 정신없이 지나간다. 최고의 난코스는? 바로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를 진학하는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다. 대학이라는 진학과 취업이라는 진로 준비를 위한 중요한 관문에 들어와 있다는 것을 알고 바짝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다.
그래서 3월은 학생들에게 몸과 마음이 긴장감으로 인해 더 많은 에너지를 소진하게 되는 때이다. 피로감과 소화불량 또는 반대로 허기짐이 심해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아이들에게 긴장감은 때론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하지만, 과도한 긴장감은 오히려 학업에 대한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적응에 대한 거부감을 자아낼 수 있다.
결국, 3월은 아이들에게 새로운 시작에 대한 설렘보다는 불안과 불편함에 대한 ‘싫음’을 더 크게 느끼게 하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 어른들은 이러한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조력할 수 있을까?
먼저, 가정에서 학부모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할 아이들을 위해 평소보다 신경 써서 식사 준비를 하고, 주말에는 평일 부족했던 수면과 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충분한 휴식 시간을 주어야 한다.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를 주기보다는 아이가 학교생활(학교 시스템 적응, 관계 문제)에 먼저 적응할 수 있도록 정서적 안정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학교에서 교사들은 엄격한 말로 학생들을 통제하는 것이 우선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런 교육방식은 6·25전쟁 직후, 교육 스킬이 부족했을 때 사용했던 진부하고 낡은 교육방식임을 명심하자.
구시대적인 발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거나 변한 시대에 순응하지 못하는 낡은 사고방식을 가진 어른들을 비하할 때 요즘 학생들은 ‘틀딱’이라고 부른다. ‘틀딱’이라는 의미는 틀니를 착용하는 노인에게 착안하여 만들어진 노인 혐오성 단어이기는 하나 반드시 나이가 들어서 붙여지는 별칭은 아니다. 시대에 맞지 않는 사고방식을 하는 이들에게 붙여지는 속어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나는 학교 선생님들만큼은 학생들에게 이런 단어를 듣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왜냐하면 미래를 그려나가는 우리 아이들의 교육을 책임져야 할 학교의 선생님들만큼은 낡은 사고방식으로 아이들을 가르치지 않았으면 하기 때문이다.
이제 학교에서 새 학기가 되면 학생들에게 하지 말아야 할 행동 규범을 알려주고 통제하는 것이 최우선이 아니라, 학업과의 관계, 사람과의 관계 맺기를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 지긋지긋한 학교생활이 공부에 대한 혐오를 가져오지 않도록 따뜻한 학교, 끊임없이 배울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학교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제 새 학년, 새 학기 학교의 새로운 변화를 바란다. 엄격한 통제, 학생에 대한 존중감 없는 언어 구사, 입시만을 위한 공부.... 이 모든 게 매우 낡고 구시대적인 교육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학생들이 더 이상 학교와 교사에 대한 거부감으로 ‘학교 싫음’, ‘공부 혐오’의 첫 번째 신념이 학교에서 만들어지지 않기를 바란다.
요즘 아이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자주적이고 자신의 인생에 대한 책임감이 강하다. 더 이상 어른들의 착각으로 우리 아이들의 미래에 장애물을 만들어 놓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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