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M's 시선] 기나긴 초등 겨울 방학...워킹맘의 고민은 깊어만 간다

김보미 엄마기자 / 2023-01-05 14:30:24
사설 캠프·학원 등으로 공백 메우거나 집에 혼자 두는 경우도
돌봄교실·아이랜드 등 돌봄 기관 확대해야
[맘스커리어=김보미 엄마기자] 초등 아이들의 겨울방학이 시작되면서 워킹맘들의 자녀 돌봄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저학년의 경우 아이가 끼니를 혼자 챙겨 먹을 수도 없고 시간을 보고 스스로 준비해 학원을 가는 데에 무리가 따르기 때문이다. 결국 부모가 출근해 일하는 동안 다른 사람의 손을 빌려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워킹맘들에게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가 돌봄교실이나 아이랜드에 매일 등원해 그곳에서 점심을 먹고 오후에 가는 학원 버스에 타는 것이다. 그럼 아이는 여러 학원에서 오후 시간을 보내다가 부모의 퇴근시간에 맞춰 집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돌봄교실이나 아이랜드에 갈 수 있는 인원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모든 아이들이 전부 이런 기관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사설 시간제 돌봄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키즈 에듀테크 플랫폼인 '자란다'에서는 선생님이 집으로 방문해 아이의 학습 또는 놀이를 함께하거나 식사·학원 등하원을 챙겨주는 등의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란다 관계자는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원하는 시간대와 프로그램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며 선생님의 60~70%는 대학생으로 구성돼 있다"며 "전일제 돌봄도 신청이 가능하지만 전일제 돌봄은 선생님 매칭이 어려울 수 있으며 보통 하루 2~3시간 시간제 돌봄을 신청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현재 자란다에서는 겨울방학을 맞아 매일 2시간씩 놀이·학습·영어 등 원하는 대로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는 일주일 캠프, 최대 4주간 하루에 2시간씩 영어 전문 선생님과 함께하는 영어캠프, 독서논술과 수학 개념을 동시에 키울 수 있는 국어&수학 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돌봄 기관의 인원 제한이나 경제적인 부분 때문에 돌봄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할머니·할아버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이마저도 안되면 아이 혼자 집에서 시간을 보내야 한다. 어느 정도 시계를 볼 줄 알고 혼자 학원을 갈 수 있는 중학년 정도의 아이라면 아이들끼리 집에 있다가 엄마가 출근 전 미리 준비해 놓은 도시락을 먹고 학원에 가는 경우도 있다. 

돌봄 서비스를 비롯해 이리저리 방법을 강구해 보지만 겨울방학은 길고 돌봄은 힘든 법이다. 출근해야 하는 엄마들은 방학 기간만 되면 실제 골머리를 앓는다.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워킹맘 김씨는 이번 겨울 방학에 아이의 돌봄교실 등원을 포기했다. 겨울 방학 중 학교에서 1급 발암 물질인 석면 해체 공사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돌봄교실도 공사 대상이기 때문에 돌봄을 스마트교실과 과학실에서 진행한다는 점도 마음에 걸렸고 방학 중 3일은 석면해체 집중 기간으로 아예 등교가 불가능하다는 공지를 받았다. 무엇보다 석면 해체 공사가 진행되는 학교에 아이를 보내고 싶지 않았다.   

돌봄 교사 또한 "방학 중 학교에서 석면 해체 작업을 진행해 교내가 매우 시끄럽고 환경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른 대안이 있으시면 보내지 마시라"고 말했다. 

결국 김씨는 1월 한 달 동안 하루 종일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사설 영어캠프에 보내기로 결정했다. 1월에는 캠프 덕에 마음 편히 일할 수 있게 됐지만 2월 한 달은 또 어떻게 해야 할지 아직 막막하기만 하다.       

마포구에 거주하는 인씨는 겨울 방학 기간 동안 오전에도 학원에 보내기로 했다고 한다. 원래 오전 수업이 없는 학원이지만 오전 돌봄이 절실하게 필요한 워킹맘들이 학원에 적극적으로 수업 개설을 요청했다. 

학원에서는 오전에 돌봄이 필요한 저학년 아이들을 위해 독서와 글쓰기, 마술 특강, 신체 활동 등으로 구성된 오전 돌봄 클래스를 개설했다. 

인씨는 "돌봄교실도 떨어지고 방학 때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이 많았는데, 오전 돌봄반을 개설해 준 학원 원장님께 너무 감사하다"며 "집 근처에 있는 학원이라 믿고 맡길 수 있어 더 안심이 된다"고 밝혔다.

워킹맘들에게 길고 긴 겨울방학은 가혹하다. 엄마들의 방학 돌봄 고민을 속시원히 해결해 줄 돌봄 기관과 정책의 지속적인 확대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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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미 엄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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