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지역자활센터, 한 끼 도시락 情나눔 프로젝트 진행 [맘스커리어=김보미 엄마기자]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인 노인 인구 비율이 20% 이상을 차지하는 사회를 초고령 사회라고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대한민국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은 18.4%다. 2년 후인 2025년이 되면 대한민국은 인구 다섯 명 중 한 명이 노인인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다.
주위를 둘러봐도 혼자 사는 노인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주간보호센터·요양병원 등 노인 돌봄과 관련된 시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고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실버산업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노인 빈곤율이나 노인 고독사가 사회문제로 대두된지도 오래다. 통계청이 지난 26일 발간한 '통계플러스 2023년 여름호'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한국에 거주하는 66세 이상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은 43.2%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이같이 노인 빈곤율이 높은 상황에서 노인 부양에 관한 자녀 세대의 인식도 많이 변화했다. 핵가족화로 인해 노부모와 함께 사는 가구 수가 줄었고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새로운 가정을 이룬 자녀들이 부모를 돌보는 일은 현실적으로 힘든 일이 돼버렸다. 점차 다른 사람의 손을 빌리거나 시설을 이용하는 노인들이 많아지고 있다.
홀로 사는 노인들이 삼시 세끼 건강한 식사를 챙겨 먹을 수 있을까? 노화로 씹는 힘이 약해지고 소화 기능이 떨어진 노인들은 대부분 국과 김치·나물 등으로 식사를 대충 때운다. 영양학적으로 부실한 식단이 노인의 건강에 도움이 될 리 없다는 사실은 자명하다. 이에 지자체들이 지역 어르신의 식사 챙기기에 직접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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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어르신이 도시락 배달원인 효집사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있다.[사진=사랑과선행] |
양평군은 고령식 전문 기업인 사랑과선행의 효도쿡 서비스를 통해 100여 명의 지역 어르신들에게 노인 맞춤형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효도쿡은 효집사라 불리는 전문 배달원이 주 5일, 하루에 두 끼의 고령식 도시락을 자택으로 직접 배송하면서 어르신의 안부도 함께 확인하는 서비스다.
효도쿡의 도시락은 모두 노인들이 섭취하기 용이한 연화식에 영양까지 챙긴 고령친화식단으로 구성됐다. 도시락을 배달하는 효집사의 역할도 크다. 매일 도시락을 전달하면서 안부를 묻고 짧은 대화를 나누는 효집사는 어르신들에게 식사를 갖다주는 배달원이자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친구이며 건강 상태를 체크해 주는 보호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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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도쿡 도시락을 제공받은 어르신들이 양평군 관계자와 사랑과선행에 보낸 손편지[사진=사랑과선행] |
최근에는 양평군으로부터 효도쿡 도시락을 제공받은 고령자들이 관계자와 사랑과선행에 따뜻한 마음이 담긴 손편지를 전했다. 어르신들이 한 글자 한 글자 꾹꾹 눌러쓴 편지에는 고마운 마음이 뚝뚝 묻어났다.
편지에는 "자식도 못해주는 식사를 매일 배달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바쁜 여사님들의 손길을 통해 전해지는 매끼의 도시락에 고마워 눈물이 납니다", "어렵고 힘들게 하루를 연명하는 처지에 빛과 같은 도움을 주셔서 너무나 감동스럽습니다", "아침저녁 식사를 만들어 배달해 주시는 그 정성에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습니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양평군청 노인장애인과의 한도희 주무관은 "양평군은 2021년 10월부터 지역사회 통합돌봄 사업의 일환으로 생활이 어려운 어르신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사업을 추진해 왔다"며 "첫 두 해는 노인복지관을 통해 운영됐으나 올해는 직접 대상자를 선정해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지역에서 어르신 식사를 지원하는 사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렇게 주 5일 동안 매일 두 끼의 식사를 제공하는 곳은 양평군이 유일할 것"이라며 "효도쿡의 고령식 도시락이 혼자 식사를 챙기기 힘든 어르신들에게 큰 힘이 되는 것 같아 뿌듯하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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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지역자활센터는 홀몸 어르신을 위한 한 끼 도시락 情나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사진=하동군] |
경남 하동군의 하동지역자활센터는 하동빛드림본부와 함께 고전·금남·금성면 지역의 홀몸 어르신들을 위해 지난해 5월부터 13개월간 '한 끼 도시락 情나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사업은 홀몸 어르신의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한 민‧관‧공 협력 사업으로 사회 안전망 구축과 1인 노인 가구의 영양상태 증진 및 돌봄 서비스 제공 등을 목적으로 기획됐다.
사회적기업 에코맘산골이유식이 어르신들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지역 농산물로 도시락 키트를 제작했고 하동지역자활센터 노인맞춤돌봄서비스사업단이 도시락을 배달하며 어르신들의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말벗이 돼드렸다. 이 사업은 지역 특성상 교통이 불편해 장을 보러 다니기 힘들었던 어르신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었다.
초고령사회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노인 돌봄 문제는 앞으로 큰 화두가 될 것이다. 노부부나 홀몸 노인 가구가 증가하고 가족 부양의 책임과 의무는 점차 약화되는 이 시대에 지자체의 어르신 식사 챙기기는 더욱 확대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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