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회사 직장인 "휴가 눈치 보여"
[맘스커리어=권지현 기자]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워킹맘에게 유익하고 빠른 정보는 필수! 워킹맘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필수템과 정보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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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
최근 포스코 최정우 회장이 네쌍둥이를 얻은 김환 사원의 집을 찾아 화제가 된 바 있다.
포항제철소 화성부 소속인 김 사원은 현재 육아휴직 중이다. 그의 아내 박두레 씨는 지난해 8월 국내 최초로 네쌍둥이를 자연분만으로 출산했다. 박씨는 지난달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결혼하고 아기 낳았더니 집에 찾아오시는 남편 회사 회장님”이라는 글을 올려 주목을 끌었다.
최 회장은 아이들이 사용할 웨건 유모차와 용돈을 직접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네쌍둥이를 출산한 김 사원 부부에게 지난해 9인승 승합차를 선물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출산장려금 2000만원과 임직원들의 축하 의미를 담은 200만 원 상당의 육아용품도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네쌍둥이 육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자녀돌봄 서비스도 제공하고, 네쌍둥이가 첫돌이 될 때까지 도우미 비용도 지원한다.
포스코는 또 만 8세나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를 둔 직원을 대상으로 전일(8시간)이나 반일(4시간) 재택근무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포스코뿐만 아니라 국내 대기업들도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 힘쓰고 있다.
롯데그룹은 국내 대기업 중 처음으로 남성 육아휴직을 의무화했다. 휴직 첫 달에는 통상임금과 정부 지원금의 차액을 준다. 아이를 낳은 여성은 상사 승인 없이도 휴직할 수 있는 자동 휴직 제도를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는 유급 15일의 배우자 출산 휴가와 유급 5일의 난임 휴가 제도를 운영하고 있고, 배우자 유·사산 휴가(유급 3일) 등 법정 기준이 없는 제도를 마련했다. LG 전자는 법정 기준 1년인 육아휴직을 최대 2년으로 운영한다.
SK이노베이션은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를 통해 9세 이하 자녀 1명당 최대 1년간 하루 4시간만 근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SK텔레콤은 입학 자녀를 위한 최대 90일 돌봄 휴직(무급)도 쓸 수 있다.
현대차·기아는 남녀 모두 자녀 1명당 최대 2년의 육아휴직을 쓸 수 있다.
이처럼 대기업에서는 육아휴직 제도가 잘 정착돼 있는 반면, 중소기업에서는 제도가 있어도 자유롭게 쓰지 못하는 직장인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사무금융우분투재단과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 퍼블릭에 의뢰해 남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45.2%는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쓰지 못한다고 답했다.
비정규직(58.5%), 5인 미만 사업장(67.1%), 월급 150만원 미만(57.8%) 등 ‘노동 약자’에게 응답률이 높았다. 출산 휴가를 자유롭게 쓰지 못한다고 답한 직장인도 39.6%에 달했으며, 가족 돌봄 휴가는 53%가 쓰지 못한다고 답했다.
앞서 고용노동부가 2020년 진행한 일·가정 양립 실태조사에서 임신 12주 이내 또는 36주 이후 2시간 단축 근무를 할 수 있는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제’를 활용한 직장인은 5.9%에 불과했다. 만 8세 이하 자녀를 둔 부모가 주당 최대 35시간까지만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 근로자의 6.4%만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에 재직 중인 30대 워킹맘 A씨는 “대기업 복지제도가 부럽긴 하다”며 “중소기업에서는 쓰려고 해도 눈치가 보인다. 특히 남성 직장인들은 거의 못 쓴다고 봐야 한다. 아이를 더 낳으려고 해도 휴직이 안 되니 생각을 접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중소기업 30대 워킹맘은 "소규모 회사에서 육아휴직은 남의 얘기"라며 "정부 차원에서 지금보다 더 확실한 정책이 나와야 한다. 그래야 기업들이 변하고 사회 분위기도 바뀐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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