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폭력·스토킹 등 근절돼야 할 여성 폭력

최영하 기자 / 2023-03-21 09:40:55

[맘스커리어=최영하 기자] 한국 여성 10명 중 4명 이상은 평생 동안 한차례 이상의 폭력을 경험한다. 좀처럼 근절되지 않는, 오히려 갈수록 그 형태가 다양해지는 여성 폭력은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다. 여성이 불행한 세상에서는 그 누구도 행복할 수 없다.

 

▲[사진=픽사베이]

지난해 3월 6일, 고양경찰서에는 언니가 전화를 받지 않는다는 여동생의 신고 전화가 걸려왔다. 이에 언니 집으로 출동한 경찰은 강제로 문을 개방해 들어갔고, 그곳에서 나뒹구는 수십 개의 빈 술병과 만취한 20대 남성 A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A씨 옆에 살해된 지 며칠이 지나 부패된 20대 여성 B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이에 A씨는 술에 취해 횡설수설하다 경찰에 체포됐고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경찰 조사 결과 A씨와 B씨는 연인 관계였는데, 함께 술을 마시던 중 심한 말다툼을 벌였고 격분한 A씨가 우발적으로 B씨를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과수는 부검 결과로 B씨의 사망원인은 질식사로 보인다는 소견을 냈다.

 

그해 7월 1심 재판에서 A씨는 징역 30년과 함께 15년의 위치 추적 전자장치 부착이 선고됐다. 같은 해 12월 2심에서는 3년이 감형된 27년이 선고된 상태다. 

 

정확한 살해 동기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전형적인 데이트 폭력으로 보고 있다. A씨는 무직인 상태로 뚜렷한 주거지도 없어 3개월간 B씨의 집에서 동거해왔다. 무엇보다 A씨는 여자친구를 살해한 뒤 음식을 배달시켜 먹으며 사흘 동안이나 오피스텔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줬다. 

 

2년 전 3월 23일에는 서울 노원구에서 어머니와 딸 자매가 딸의 스토커에게 살해당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 가족의 주거지에서 발견돼 체포된 해당 사건의 범인은 피해자 자매 중 언니 쪽에 교제를 요구하면서 수개월간 스토킹하다 거부한 바 있다. 그러자 피해자에게 앙심을 품고 퀵서비스 기사를 사칭해 피해자 가족의 주거지에 침입해 집에 있던 동생을 먼저 살해하고 대기하다가 뒤이어 나중에 귀가한 어머니와 언니를 순서대로 살해했다. 

 

범인의 스토킹은 살해 전 수개월 동안 상습적으로 계속돼 온 것으로 드러났다. 여러 차례 자택에 찾아오고 연락하는 것은 기본이고, 하루는 피해자가 전화를 계속 피하자 집 앞에서 8시간을 기다리기도 했다. 

 

피해자는 집 주소를 알려준 적이 없지만 범인은 택배 상자에 적힌 정보를 토대로 주소를 알아냈으며, 이 때문에 먼 길을 돌아 귀가하거나 휴대전화 번호를 바꾸기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범인은 피해자가 자신을 피하자 이에 앙심을 품고 일주일 전부터 인터넷으로 살해 방법을 검색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다. 무엇보다도 피해자를 살해하는 데 필요하다면 모친과 여동생 등 가족들까지 죽일 수 있다고 각오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줬다.

 

타인의 목숨을 강제로 끊는 살인은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악의 범죄 중 하나다. 우발적이든 계획적이든 살인을 저지른 이는 대체로 정상적인 정신 상태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그런 감정에 무감각한 사이코패스의 보고 사례는 점점 많이 늘어나고 있으며, 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 같은 폭력의 가해자는 남성, 피해자는 여성이라는 높은 통계를 보여준다. 일반적인 살인 사건의 사례를 넘어 사회적 문제로 인식돼야 하고 해결 방안의 모색이 시급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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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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