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잘 먹고 잘 사는 아이로 잘 키우기! 즐기는 자가 되는 법

이정수 작가 / 2024-02-23 11:10:16
▲방송연예인이자 작가 이정수 

 

[맘스커리어 = 이정수 작가] 초등학교 4학년 첫째가 겨울방학을 마치고 다시 학교에 가면서 아내의 주름졌던 미간도 펴졌었는데, 다시 봄방학이다. 딱히 사교육을 시키지 않고, 숙제도 없는 상황인 자유로운 초4에겐 또다시 천국이겠지만 아내에게는 불만의 시간이 찾아온 거다.

 

방학에 더 바쁜 다른 아이들을 보면 우리 자식만 뒤처질 것 같아서 뭔가를 시켜야 할 것 같고, 너무 즐거우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런데 난 여기에 오래전부터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아이들이 왜 놀면 안 될까? 왜 즐거우면 안 될까?”

 

이런 분위기는 내가 어릴 때부터 있던 거다. 그래서 억울하게 막상 공부도 안 하면서, 제대로 놀지도 못했다. 그래서 왜 그런지 연구해봤는데, 이것이 꽤 복잡한 우리의 정서들의 집합체라는 걸 알게 됐다. 

 

일단 시작은 허태균 교수가 말한 인고의 착각에서부터 이야기해 보겠다. 지금 고통받으면 왠지 나중에 잘 될 것 같다는 착각이다. 오래전 불교의 영향인 것도 같은데, 아무튼 방학처럼 생각만 해도 즐거운 시기를 힘들게 견디며 노력하면 방학이 끝난 후에 방학 때 즐거웠던 다른 이들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될 거라는 기대다. 그래서 즐거운 시간보다 고통의 시간을 늘린다. 즐거운 시간보다 고통의 시간을 늘리는 이유는 그것이 더 가치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놀면뭐하니?'라는 프로그램이 있겠나. 노는 것은 나쁘고 뭔가 생산적인 것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솔직히 나도 그런 생각으로 살고 있긴 하다.


좋아하는 드라마나 스포츠를 볼 때도 오롯이 그것만 보지 못하고, 그걸 보면서 블로그라도 써야 직성이 풀린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이 흘러간 우리 시대의 관점이란 거다. 우리는 빨리 따라가야만 했던 패스트 팔로워 시대를 살았다. 그리고 기어이 따라잡았다. 그랬더니 이젠 퍼스트 무버의 시대가 돼버렸다.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는 인도와 중국에 비빌 수도 없고, 좋은 중간 관리자만 양산하게 될 거다. 재능 있는 자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고 했다. 우린 지금까지 노력하는 자였다. 그래서 그렇게 웃음기 싹 빼고 노력을 강조했던 거다. 노력하는 자가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는 이유는 즐기는 자는 힘이 덜든다. 그러니 더 오래 할 수 있다. 

 

그래서 노력하는 자는 목적지가 명확한 단기전에 강하고, 즐기는 자는 장기전에 강하다. 패스트 팔로워 시대는 단기전이었고, 퍼스트 무버의 시대는 장기전이니 이제 우리 아이들은 즐기는 사람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즐기기 위해서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 재미만 있으면 자연스럽게 즐기게 된다. 한동안 몰입이라는 주제가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였다. 몰입하려면 ‘뭘 어떻게 해라’ 두꺼운 책에 많은 것들이 쓰여 있지만, 결국 하나다. 재미있으면 된다. 그러면 알아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게 되어 있다. 그래서 많은 재미를 알아야 하는데, 많은 재미를 알기 위해선 혼자선 무리다. 여럿이서 모여야 몰랐던 재미들을 발견할 수 있다. 상처도 받아보고, 안 맞는 친구들과 조율도 해보고, 함께 재미있는 길을 발견하는 거다. 다양한 친구들과 놀면서 돈도 안 드리고 자연스럽게 사회성과 창의성이 터지는 것이다. 그래서 어릴 때 친구들과 많이 놀아야 한다.


그때 발견한 다양한 재미로 그것을 즐기게 되면 그것이 재능이 되고 직업이 된다. 우리가 아는 많은 퍼스트 무버들(스티브 잡스, 마크 주커버그, 스티븐 스필버그, 제프리 힌턴)이 이것을 뒷받침한다. 아무튼 더 나아가서 재미를 찾는 능력이 크게 성장하면 재미없는 일에 재미를 부여할 수 있게 된다. 그럼 하고 싶은 일 외에 해야 하는 일도 재미있게 만들 수 있고 즐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딱 내가 그렇다. 학창 시절 공부를 싫어했고, 학사 겨우 따고, 요즘 흔한 석사도 없고, 박사도 당연히 아니지만 난 아이들 교육을 연구하는 것이 너무 재미가 있어서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서 공부 중이다. 난 나로 인해 재미의 가치를, 놀이의 대단함을 체감하며 살고 있다. 그래서 더 알리고 싶은 거다. 아이들은 친구들이랑 다양한 방법으로 많이 놀아야 한다. 책상머리에 억지로 오래 앉혀놓는 것은 구식이다.

 

맘스커리어 / 이정수 작가 liyepap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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