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톡] 혼돈의 결혼식 문화…기존 웨딩vs스몰 웨딩

최영하 기자 / 2022-10-27 09:40:48
물가 상승으로 인한 결혼 비용 부담으로 가격 다운 고민

▲[사진=픽사베이]

 

[맘스커리어=최영하 기자] "코로나로 인해 결혼을 미뤘는데 '진작할걸 그랬나'하는 후회가 듭니다. 하객은 많이 올 수 있겠지만 비용이 급작스럽게 너무 많이 올라서 애초에 계획했던 비용을 어떻게 맞춰야 할지 고민이 됩니다" 내년 초 결혼을 준비 중인 이 모 씨는 최근 고민이 깊어졌다. 큰 폭의 물가 상승으로 결혼 비용 부담 또한 함께 높아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전과 이후가 완전히 달라졌다"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는 요즘, 결혼식 문화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따라 공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코로나19 팬데믹 3년 차에 접어들고,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가 풀리면서 예식장 인원 제한 등의 규제는 풀렸지만, 결혼을 준비하는 신혼부부들과 예식장에 뜻밖의 고민이 나날이 늘어간다.

 

최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발생하고 있는 인플레이션 현상으로 인한 예식장 비용이 급증하는 추세이며, 이에 따라 결혼을 준비하는 신혼부부들의 경제적 부담도 크게 늘었다.

 

여기에 더해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고 코로나 사태 이후 연기됐던 결혼식들이 한꺼번에 재개된 것도 비용 상승에 한몫했다. 예식장 수요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예식장 비용이 증가한 것이다.

 

올해 가을 결혼을 준비 중인 한 부부는 "미뤄뒀던 결혼식을 이제 할 수 있는데 예식장 비용이 너무 비싸져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요즘 물가도 오르고 예식장 비용도 그렇고 안 오른 것이 없다 보니 결혼식 비용을 맞추기 위해서라도 하객수를 줄일 수밖에 없었다"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결혼정보 전문 업체인 더 나트(The Knot)에 따르면 실제 2021년도에 결혼식을 치른 신혼부부들 중 50% 정도가 하객 수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결혼식 당 평균 하객 수는 105명으로 평균 결혼식 비용으로 3만4000달러를 썼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평균 하객 수 131명에 3만3900달러에 비해 결혼식에 초대받은 하객 수는 평균 26명이 감소했다.

 

이에 따라 최근 신혼부부들 사이에서는 스몰 웨딩 및 원격 웨딩이 유행하고 있는 추세다. 결혼식 비용이 뛴 것에 더해 부동산 가격까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크게 올라 신혼부부들 입장에서는 결혼식 쪽에서 최대한 비용 절감을 노리고 있는 것.

 

비싼 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대신 육군사관학교 예식장 등 저렴한 예식장에서 식을 올리거나, 소규모 예식장에서 하객수를 줄이고 줌(Zoom) 등 화상 대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지인들에게 예식 장면을 보여주는 식의 신개념 결혼 문화까지 생겨나고 있다.

 

홍대 인근에서 스튜디오를 운영 중인 김 씨는 "20년간 웨딩 촬영을 해오고 있는데, 지난해부터 올해 9월까지 오는 커플 대부분이 소규모 결혼식이었다"며 "결혼식 규모가 예전에 비해 훨씬 축소됐고, 비용 절감에도 민감한 것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결혼 지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예물과 예단을 생략하고 한복을 따로 맞추지 않는 예비부부들도 늘어나고 있으며, 폐백을 아예 생략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아울러 비용 절감 차원에서 신혼살림을 리퍼브(refurb, 전시 제품 또는 고장·흠으로 반품된 제품을 재손질해 정품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상품) 가전제품을 구입해 꾸리는 신혼부부들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결혼식과 관련해 신혼부부들의 고민이 커지는 것과는 반대로, 결혼 관련 업체들은 포스트 팬데믹 시대에 활기를 띠고 있다. 웨딩플래너로 활동 중인 A 씨는 "올해 들어서면서 예전에 비해 2배가량 일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마냥 즐거운 것만은 아니다. A 씨는 "결혼식 관련 비용들이 크게 오르자 가격 할인을 요구하는 예비부부들이 늘어나면서 설득해야 하는 수고도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사회적 변화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사회적 분위기가 변하면서 특히나 MZ세대들은 자신들이 중요하고, 합리적인 것을 고려하는 특성이 강하다"며 "때문에 이전에 가부장적 결혼제도에서 이뤄졌던 불필요한 제도들을 과감하게 생략하고 그들이 디자인한 결혼식대로 하는 경우가 많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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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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