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정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
"정책을 보다 촘촘하게 만들려고 노력해"
[맘스커리어=김혜원 엄마기자] PwC의 ‘여성 고용환경 지수’에 따르면,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는 31.1%로 조사됐다. 남성이 100만 원을 받을 때 여성은 68만9000원을 받는 것. 우리나라는 26년째 이 부문에서 최하위다. 또 여성 노동참여 비율(59.9%, 29위), 이사회 내 여성 비중(8.7% 33위), 여성 정규직 고용 비율(76.8%, 18위) 등 여러 분야에서 대체로 낮은 순위를 보였다. 여성의 임금, 경제 참여 기회 등이 다른 나라와 비교해 봤을 때 대체로 좋지 못한 것이다. 이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국가의 성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양성평등 실현과 서울여성의 능력향상 및 사회참여와 복지증진을 위해 설립된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의 정연정 대표를 만나 우리나라가 성평등사회로 나아가려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무슨 정책을 만들면 좋을지 등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눠 봤다.
- 먼저 정연정 대표님, 간단한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 정연정입니다. 저는 2004년도부터 거의 20년 가까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대학교수로서 일했습니다. 전공은 학부와 석사는 정치학이고, 미국에서 공공정책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우리나라는 정책학이 행정학 쪽에 포함돼 있어서 행정학과 교수로 일했습니다.
2021년 8월부터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의 대표이사로 임명받아 서울시 여성, 가족, 아동을 위한 시책 개발 및 관련 서비스를 직접 수행하는 재단의 운영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
▲ 정연정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사진=서울시여성가족재단] |
-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을 이끌고 계십니다. 2002년 재단법인 서울여성으로 출발한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올해로 창립 21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을 소개해 주십시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양성평등 실현, 서울 여성의 경쟁력 향상과 사회참여 및 복지증진, 아동의 권리 보장, 가족 다양성 지원 및 보육 공공성 강화를 위해 설립된 서울시 출연기관입니다. 2002년 1월 24일 (재)서울여성으로 시작해 2007년 (재)서울여성과 서울여성플라자가 통합하며 서울시여성가족재단으로 출범하게 됐습니다. ‘여성·가족을 위한 일·돌봄·안전 지원 플랫폼’이라는 비전 아래 여성·아동·가족·보육 분야의 정책개발과 사업을 추진하고, 시민수요 맞춤 복합공간인 서울여성플라자와 스페이스 살림을 운영합니다. 특히 민선 8기 서울시정의 핵심 키워드인 약자와의 동행, 양육행복도시 완성을 위해 서울시와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코로나19 상황으로 여성이 돌봄에 매진하게 됐고 이로 인해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게 된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이어질 전망입니다. 자녀, 노인 돌봄에 대해 서울시여성가족재단에서 추진하는 정책에 대해 궁금합니다.
서울형 아이돌봄의 처음과 끝이 모두 재단의 손을 거쳐 완성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영유아부터 초등아동들에 대한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서울시 관내 국공립, 민간·가정 어린이집, 우리동네키움센터 등을 대상으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 환경조성을 지원합니다. 종사자 교육 콘텐츠 개발 및 직접 운영, 보육과 돌봄서비스의 상시적 관리를 위한 컨설팅과 인증평가 등을 직접 하고 있습니다.
특히 서울시는 민선8기에 들어서며 공보육 체계를 강화하고자 2025년까지 서울형 인증 어린이집을 800개소까지 확대할 예정입니다. 단순히 인증 대상의 숫자를 늘리기보다 서울형으로서의 성장과 운영의 질이 동시에 담보되어야 할 것입니다. 재단은 민간·가정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안심보육회계컨설팅을 수행하여 이들의 재무 및 회계 투명성을 특히 강화하는 데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촘촘한 아이돌봄 환경 조성을 위해 거점형우리동네키움센터 1·2호, 아이돌봄 광역거점기관을 직접 운영하면서 현장 중심형 사업체계를 구축해가고 있습니다.
- 자녀 돌봄의 경우 서울형 초등돌봄시설 ‘거점형 우리동네키움센터’가 영역을 넓힙니다. 양육자와 아동의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주말돌봄과 아픈아이돌봄도 확대됩니다. 이런 정책은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도 손색이 없습니다만 이런 상황에 양육자가 달려올 수 있는 정책도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서울시 돌봄 지원은 촘촘해져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영유아기의 상시적인 돌봄 체계뿐만 아니라 아동들에 대한 상시 돌봄 인프라는 어느 정도 갖추어져 가고 있습니다. 다만 민선8기의 경우 여기에 더해 이른바 ‘사각지대’의 돌봄 수요, 실제 양육자들이 시급하게 필요하지만 가족이 감당하기 어려운 돌봄 수요를 충족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판단합니다. 주말 돌봄이나 아픈아이 돌봄서비스가 신규로 추진되는 것이기도 하죠.
말씀하신 것처럼 양육자들이 언제 어디서든지 찾을 수 있는 돌봄서비스가 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양육자들이 필요로 하는 돌봄서비스의 내용을 파악하는 현장조사를 강화하고, 요구에 따른 방문형 돌봄의 질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홍보도 중요하기에 이런 부분은 맘스커리어와 같은 양육자들과 현장에서 가깝게 있는 언론 및 단체들과의 접촉면도 넓히면서 서울시 돌봄서비스에 대한 양육자 인지도를 높이는 작업도 앞으로 게을리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 경력보유여성의 경력 단절을 줄이고자 ‘서울 우먼업 프로젝트’를 서울시와 실행하고 계십니다. 이 프로젝트를 소개해 주십시오. 또 이 프로젝트가 끝난 뒤에도 계속 일하는 여성은 얼마나 되는지도 궁금합니다.
‘서울우먼업프로젝트’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경력보유여성을 위한 공약 사업입니다. 이것이 서울시 취업이음 3종세트 사업으로 구체화됐습니다. 한창 일해야 할 나이에 임신과 출산, 육아로 경제활동이 중단된 ‘3040 여성’의 재취업과 사회 복귀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구직지원금, 우먼업 인턴십, 고용장려금 지원 총 3종 세트로 구성했습니다.
2021년 9월에 시범 시작한 ‘우먼업 인턴십’을 통해 재취업에 성공하는 사례도 일부 있었지만, 중도하차 등 저조한 수료율, 취업률과 일자리 미스매칭, 일·생활균형이 가능한 일자리연계 부족 등의 문제로 큰 성과를 나타내지 못했습니다. 올해부터는 서울시의 취업이음 3종 세트 추진을 위한 통합 사업체계가 구축되었고 이를 재단이 수행합니다. 일선 서울시 여성 일자리 기관과 재단이 함께 이 통합 사업을 추진해 나갈 것이고 큰 성과를 볼 것으로 예측합니다.
 |
▲ 3040 경력 보유 여성을 위해 서울시 취업이음 3종세트 사업을 시작했다.[사진=맘스커리어] |
- 디지털 성범죄, 스토킹, 데이트폭력 등 여성의 안전을 위협하는 사건이 연일 보도되고 있습니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여성의 안전을 지원하고자 진행하는 사업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텔레그램 n번방 사건 이후 여성 대상 범죄 특히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관련 법제가 정비되고 있지만 디지털 성범죄의 영속성과 양적 증가, 범죄 수법의 진화로 인해 디지털성범죄 예방 및 피해 지원에서의 근본적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서울시로부터 공공수탁을 받아 ‘서울 디지털성범죄 안심지원센터’를 2022년 3월 29일에 개소헸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총 309명의 피해시민에게 피해영상물 삭제지원은 물론, 수사, 법률, 심리치료, 의료지원, 일자리연계 등의 일상회복을 지원하는 등 총 6,241건을 지원했으며 이 모든 과정은 서울디지털성범죄 안심지원센터 피해지원관을 통해 일대일 맞춤·원스톱 지원체계를 통해 이뤄지고 있습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서울소재 31개 지역 경찰서와 협력해 7명의 가해자를 특정하거나 검거하기도 했습니다.
서울기술연구원과 협력하여 AI기반 피해영상물 추적시스템도 개발해 2023년부터는 피해영상물을 빠르게 추적하여 플랫폼사업자에게 신속하게 삭제요청하고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마련해 트위터, 구글, 인스타그램 등을 중심으로 불법촬영 영상물을 검색하고 삭제요청해 나갈 예정입니다.
또한 피해지원 현장에서 유포, 재유포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데이트 폭력, 스토킹 등 여성대상 범죄 예방을 위한 해외 주요국의 대응 시스템과 제도적 현황을 검토하고, 도시정부, 공공부문뿐만 기업, 민간단체 등을 연계하여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운영방안을 모색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 맘스커리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