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드 클라우드 내 '연차'·'성차별'·'성희롱'·'꼰대' 등의 키워드 상위
[맘스커리어=최영하 기자]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루 동안 많은 시간을 직장에서 보낸다. 직장 생활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만큼 언제나 사람들의 관심이 크고 그와 관련된 이슈도 언제나 있어 왔다. 최근에는 남녀 역차별, 성희롱, 근무 시간 초과, 연차 등과 관련 내용들이 직장인들의 주된 고민거리로 이야기되고 있다.
직장인 기업 리뷰 플랫폼 '블라인드' 회사 생활 게시글을 분석한 결과 성차별과 관련해 남성 역차별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글들이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KWDI 브리프에 따르면 김은정 성주류화지식혁신본부 성인지데이터 부연구위원은 2021년 8월부터 2022년 8월까지 1년간 블라인드 회사 생활 게시판 내 조직문화 관련 2672개 게시글을 텍스트 분석했다.
김은정 부연구위원은 세부 영역별 주요 이슈 분석을 위해 게시글들을 △성차별 △일·생활 균형 △성희롱 △기타 조직문화 등 4가지 영역으로 분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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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차별' 및 '일·생활 균형' 관련 워드 클라우드[자료=한국여성정책연구원] |
분석 결과 성차별 영역에서는 남성 역차별에 대한 불만 글들이 많았다. 특히 남성 직원만 당직과 야간 숙직을 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 많이 언급됐다고 김 부연구위원은 전했다.
예를 들어 "남자 직원들에게 당직과 야간 숙직을 전담시키는 성차별 규정이 존재해 남자 직원들의 불만이 높다" "여자는 지방 출장 안 간다(1박). 야간 근무도 없다. 주말 출근 안 한다. 대표한테 말했더니 '그럼 너도 여자해'라는 말 듣고 악착같이 이직 준비해서 성공했다" 등의 게시글이 있었다.
빅데이터를 시각화한 워드 클라우드를 살펴보면 '성차별', '차별', '이유', '여직원', '문제', '불만' 등의 키워드가 상위에 나타났다.
김 부연구위원은 "이런 현상은 남성에 대한 역차별 때문일 수도 있으나, 해당 사이트를 이용하는 게시자들의 성별·성향과도 관련이 높을 수 있기에 해석에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생활 균형 관련 영역에서는 장시간 근무(야근·주말 출근·주 52시간제 무의미성) 및 비자율적 연차에 대한 불만 글들이 많았다. 이 가운데 주 52시간제도가 있어도 자진 삭제 문화 등으로 인해 해당 제도의 무의미성이 언급되기도 했다.
게시글 예로는 "부서 내 동료들 야근이 너무 심해. 회사 전반적으로 야근을 하지 않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방법은 없을까" "주 52 넘어가니까 알아서 근무시간 삭제하고 더 일하는 게 당연한 건가요? 제목 그대로 이런 일이 발생했는데, 업무량이 너무 많다 보니 직원들이 당연하게 근무합니다" "눈치 주는 건지 내가 예민한 건지 모르겠지만 반차 쓸 때마다 대개 심각한 일 있냐는 식으로 캐묻는다" 등이 있었다.
워드 클라우드 분석 결과로는 '연차', '업무', '시간', '퇴근' 등의 키워드가 상위에 등장했고, 이는 연차 사용의 어려움과 장시간 근무에 대한 고충이 일·생활 균형에 있어 핵심 이슈인 것으로 확인된다고 김 부연구위원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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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 및 '기타 조직문화' 관련 워드 클라우드[자료=한국여성정책연구원] |
성희롱과 관련해서는 직장 상사에 의해 원치 않는 신체 접촉과 성추행, 동료 사이의 성적인 발언에 대해 고충을 토로하는 글들이 많았다. 또한 성희롱 예방 교육에 대한 강사의 전문성 부족과 교육 내용에 대한 불만족 관련 글도 상당수 언급돼 성희롱 예방 교육 및 강사 전문성에 대한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직장 상사인데 나랑 친해. 내 가슴이랑 엉덩이를 실수처럼 터치한다든지 옷을 들춰본다든지 남들 안 볼 땐 손 달라고 하시다가 남들 오면 후다닥 안 한 척하고" "회사에 남녀를 구분하지 않고 타인 외모 비하 발언을 자주 하는 직원이 있다. 누구는 살이 좀 있네, 키가 작네, 팔이 올라프 같다, 근육이 전혀 없네, 허벅지가 참 얇다" "제발 교육전문가들 검증 좀 거쳤으면 좋겠다. '여자라고 이쁜 색의 칵테일만 마시는 것이 아니다. 이런 게 편견'이라고 말하는 내 인생에서 이렇게 무겁고 어두운 성평등 교육은 앞으로도 없을 듯" 등이다.
김 부연구위원은 성희롱 관련 의미망을 분석한 결과에 대해 "'가해자' 키워드가 '퇴근'과 빈번하게 언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에 퇴근 후 회식 자리 및 업무시간 외에도 성희롱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추론된다"고 말했다.
이어 "워드 클라우스 내 상위 연관키워드도 '성희롱', '회사', '직원', '남자', '성추행', '상사' 등의 키워드가 상위에 나타난다"며 "상사 및 팀장 키워드가 상위에 등장하는 것으로 유추컨대 상사에 의한 성희롱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이외 기타 조직문화 관련해선 꼰대 및 회식에 대한 불만이 많이 언급됐다. 기타 조직문화 의미망에서는 '업무', '꼰대', '회식', '팀장'을 중심으로 연관 키워드들이 연결됐다. 김 부연구위원은 이는 상사를 '꼰대'에 빗대어 표현하는 것으로 반영됐으며, '회식'과 '꼰대'가 연결돼있는 것은 잦은 회식 등을 '꼰대적' 행동으로 바라보는 경향을 반영한 결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노동시장 내 양성평등 제고를 위해선 성차별적 조직문화 개선이라는 보다 근본적이고 구조적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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