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5세 초등 입학' 갑자기?…찬반 논란 가열

최영하 기자 / 2022-08-01 09:40:07
공론화·의견수렴 과정 없이 입학 연령 앞당기기 추진
맞벌이 가정 '돌봄 공백' 문제 걱정

▲[사진=픽사베이]

 

[맘스커리어=최영하 기자] 정부가 이르면 오는 2025학년도부터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현행 만 6세에서 5세로 1년 앞당기는 학제 개편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정책 시행 과도기에 자녀를 입학시켜야 하는 부모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일고 있다.

 

2018∼2022년생까지는 만 5·6세가 섞여 학교 교육을 받게 돼 학부모들의 혼란과 반발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유치원 등 유아교육 수요자가 감소하는 것이어서 관련 업계에도 파장이 예상된다.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29일 대통령 업무보고 사전 브리핑에서 "국가가 책임지는 교육·보육의 대상을 늘려 교육격차를 줄이기 위해 학제 개편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의무교육 연령을 만 5세로 1년 앞당겨 교육과 돌봄의 격차를 줄이고, 어린이에게 질 높은 교육을 '적기'에 '동등'하게 제공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부총리는 "영유아와 초등학교 시기가(성인기에 비해) 교육에 투자했을 때 효과가 16배 더 나온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취학연령 하향은)사회적 약자도 빨리 공교육으로 들어와서 공부할 수 있도록 국가가 책임지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고 설명했다.

 

계획안에 따르면, 2025년부터 2028년까지 4년간 2018∼2022년(5년간) 태어난 아동들을 나눠 입학시키게 된다. 2025년에는 2018년 1월∼2019년 3월 출생 아동이 입학하고, 2026년에는 2019년 4월∼2020년 6월생, 2027년에는 2020년 7월∼2021년 9월생, 2028년에는 2021년 10월∼2022년 12월생이 입학하는 식이다.

 

통계청 통계에 따른 출생아가 모두 초등학교에 들어간다고 가정하면, 2025학년도 초등학교 입학 예상 인원은 41만명(2018년 출생아 32만7000명+2019년 1∼3월 출생아 8만3000명)이다. 2018년∼2019년 3월생 부모 입장에서는 학령인구 감소 추세 속에서 갑자기 자신들의 아이만 대입 경쟁자가 늘어나는 것이어서 학제 개편이 불합리하다고 느낄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해 교육격차를 줄이기 위해 유아 시기부터 공교육을 강화하는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갑작스레 앞당기는 것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동조합은 즉각 성명을 내고 "유아들의 성장이 빨라진 것처럼 보여도, 만 5세 유아들은 초등교육 체제에서 교육을 받기엔 발달상으로 어려움이 크다"며 "발달 시기에 맞지 않는 학습을 하면서 결국 더 이른 나이에 학업 스트레스에 지치게 되는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학제 개편 방안을 들은 학부모들의 불만도 이어지고 있다. 2018년 3월생 자녀가 있는 박모 씨는 "아직은 아이가 어리지만 대입 생각을 하면 너무 몰린다"며 "학원 다니는 시기만 더 앞당겨 지는 거 아니겠냐"고 비판했다. 또 한 학부모 김씨는 "보통 초등학교들이 오후 1시 전후로 저학년 학생들을 하교 시키는 상황에서 더 어린 연령을 초등학교로 편입시키면 맞벌이 가정 입장에서는 돌봄에 상당히 부담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교육부는 학제 개편 시행기관인 시도 교육청과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은 채 계획을 발표한데다, 사회적으로 쟁점이 많은 사안인 만큼 앞으로 의견 수렴의 절차 등 뜨거운 논쟁이 예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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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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