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싱귤래리티시대 대비는 관계 교육으로

최영하 기자 / 2022-09-15 10:40:51
서현석 미래가족성장연구소 소장

▲서현석 미래가족성장연구소 소장 
[맘스커리어=최영하 기자] 조선 정조 때(1800년경) 사주당 이 씨가 저술한 『태교신기』의 첫 장 ‘지언교자’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스승이 십 년을 잘 가르쳐도 어미가 열 달을 뱃속에서 잘 가르침만 못하고 어미의 열 달 뱃속에서 가르침이 아비가 하룻밤 부부 교합할 때 정심함만 못하니라.”

 

사주당 이 씨의 이 메시지는 220년이 지난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자녀교육에 대한 부부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는 머지않아 싱귤래리티시대(인공지능이 진화하다가 인간의 지능을 초월하는 기점)를 맞이하게 된다. 우리 아이들은 부모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미래 세계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이미 일상생활 속에서 인간의 지능보다 인공지능을 더 의지하고 있다. 「AI가 신이 되는 날」 (마츠모트 데츠조)을 읽으며 싱귤래리티가 도래한 세계에서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하는 시대인데 가정과 학교 교육은 여전히 19세기 교육 틀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인간다운 삶을 추구하는 도덕적 가치 기준이 보다 선명해야 하고 무엇보다 대인관계 교육이 자녀교육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영국에서는 이미 초·중·고등학교 정규교육과정에 매주 한 시간씩 대인관계 역량 교과를 편성 운영하고 있다. 대인관계 역량을 높이기 위한 교육은 가정에서 시작되어야 하며 최고의 교사는 부모다. 따라서 자녀의 대인관계 역량의 기초는 부모의 관계에서 시작된다.

 

필자는 자녀교육 문제를 다룰 때마다 한국 가정의 문화를 자녀 중심 문화에서 부부 중심 문화로의 변화를 강조해왔다. 자녀가 출생하면서 부부 중심의 관계가 엄마와 자녀 중심의 관계로 전환된다. 그러나 사주당 이 씨는 아기의 출생 후 엄마의 태교보다 아이를 잉태하기 위한 부부의 마음가짐을 강조했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부부가 부모가 되는 순간부터 육아 분담을 비롯한 가사 분담 문제 등으로 인한 갈등을 경험하게 된다. 부부관계의 성공과 실패는 부부가 육아 문제를 어떻게 준비하고 대처하느냐에 달렸다. 안정되고 견고한 부부관계를 경험한 자녀는 급변하는 미래사회를 대처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대인관계에서도 탁월한 역량을 보이게 된다. 태중에 있을 때부터 일방적인 엄마의 목소리보다 자신을 향한 아버지, 어머니가 주고받는 대화를 들어야 한다. 그러면 아이의 대인관계 역량을 높일 뿐만 아니라 정서적, 신체적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스테판 B폴더의 ‘아버지의 다섯 가지 유형’ 중 ‘배려하는 멘토형 아버지’는 자녀보다 먼저 배우자에 대한 관심과 존중, 배려와 공감을 실천하는 아버지이다. 자녀에게 존경받는 아버지 이전에 배우자에게 존경받는 남편으로 사는 아버지로서 가정의 정서적, 문화적, 물질적 문화를 자녀 중심이 아닌 부부 중심의 이끌어 가는 남편이요 아버지를 말한다.

이런 부모를 경험한 자녀에게 다가올 싱귤래리티시대는 견고한 대인관계 능력과 확고한 자기 정체성을 바탕으로 발현되는 창의력, 그리고 사물의 본질을 관찰하고 파악하는 판단력인 사물 활용 능력 함양으로 행복한 삶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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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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