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부모가 스마트폰 하고 있으면 장난감처럼 여겨
[맘스커리어=김혜원 엄마기자] 지난해 방송된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새끼’에서는 스마트폰에 중독된 자녀를 둔 부모가 등장했다. 관찰 영상에서는 삼 남매가 게임에 빠진 모습이 나왔다. 그중 막내는 어린이집 등원을 거부하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면 소리를 지르고 다른 사람을 때리기까지 했다. 4남매의 하루 평균 휴대전화 사용 시간은 10시간가량 됐다. 문제는 부모에게도 있었다. 아빠는 자녀를 돌보며 스마트폰만 들여다봤다. 엄마 역시 자녀에게 “게임 그만해”라고 말하면서도 자신은 휴대전화를 보기도 했다. 온 가족이 한자리에서 말없이 휴대전화만 하기도 했다. 오은영 박사는 온 가족이 퍼빙(Phubbing) 상태라고 설명했다.
 |
▲ [채널A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새끼’ 화면 캡쳐] |
퍼빙은 ‘전화(Phone)’와 ‘무시(Snubbing)’의 합성어로 스마트폰을 하느라 상대를 소홀히 대하는 행위를 뜻한다. 상대방과 대화하다 말고 스마트폰을 사용해 상대를 기분 상하게 할 수 있다. 여기에 양육을 의미하는 ‘패어런팅(parenting)’이 더해져 부모가 스마트폰 보느라 아기에게 무관심한 행동을 퍼빙 패어런팅이라고 한다.
부모가 자녀를 돌보며 스마트폰을 하거나 아이를 돌보는 대신 휴대폰만 들여다본다면 아이는 자신에게 온전히 집중하지 않고 소홀히 대한다는 느낌을 본능적으로 감지한다. ‘유보통합에 따른 육아종합지원센터의 역할 의미 조명' 토론회에서 황옥경 교수는 "영유아 보육과 교육이 중요해진 시대고, 발달에 대한 과학적 사실 발견으로 생애초기 발달이 더욱 중시되고 있지만 퍼빙 패어런팅으로 부모가 있음에도 부모가 없는 상황의 영유아가 늘어나고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처럼 자녀뿐만 아니라 부모도 스마트폰에 중독돼 아이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성가족부는 지난 8월 24일 ’2023년 청소년 인터넷·스마트폰 이용습관 진단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달 3일부터 31일까지 전국 5291개 초등학교 1학년 보호자 22만 9887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는 온라인 설문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가운데 7.3%가 과의존 관심군으로 나타났다. 과의존 관심군은 스마트폰 사용으로 부모와 자녀 간 갈등이나 일상생활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미디어 사용을 조절하고 계획적 사용을 할 수 있도록 보호자의 지원이 필요한 집단을 말한다.
여가부는 과의존 관심군으로 나타난 초등 1학년 보호자에게 자녀양육과 미디어 사용지도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스마트폰의 올바른 사용 지도법과 보호자의 양육 태도 점검법을 담고 있는 온라인 학습콘텐츠를 제공하고, 전국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는 자녀의 인터넷·스마트폰 사용조절을 위한 부모교육을 지원한다. 미디어 문제 집중 치유를 위한 '가족치유캠프'를 개발해 올해 2차례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정지윤 큰사랑심리상담소 원장은 아직 1차적 사고를 하는 아이의 경우 부모가 스마트폰을 하고 있으면 장난감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정 원장은 ”본인도 하고 싶다는 욕구를 참지 못하고 떼를 써서라도 아이는 스마트폰을 달라고 요구한다“라며 ”스마트폰을 장난감이라는 놀이도구로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정지윤 원장은 ”스마트폰만 보는 가족은 공간을 분리하거나 부모가 아이 놀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자녀가 놀이에 집중하도록 시간을 정하고 놀아주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만들기나 그림책을 이용해 이야기를 만들어 주고받는 놀이 등을 하면 창의력이 생길 수 있어 부모와 함께해 보길 추천했다.
위너스브레인 지능개발연구소 대표원장 겸 한국두뇌개발영재교육 연구소 소장이기도 한 정 원장은 서울 강서구에서 11년째 큰사랑심리상담소를 운영하며 한국심리상담협회 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 맘스커리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