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커리어 창간 주년 기념 K클래스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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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54회 K클래스가 지난 19일 개최됐다.[사진=맘스커리어] |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제54회 프리미엄 임신·육아교실 K클래스가 지난 19일 개최됐다. 이번 K클래스는 서울 영등포구 에이스하이테크시티에서 열렸으며 브릿지경제·노발락·참약사·베이비박스·한국산후조리원연합회·바이오모아메디칼·럽맘·테이크호텔 등의 후원으로 진행됐다. 맘스커리어 창간 3주년을 기념해 맘스커리어의 파트너 기업 간담회와 유공자 표창 및 감사장 전달식 등이 있었다.
이날 K클래스에선 정리수납전문가 정희숙 공간미학 대표를 초청해 ‘돈 아끼는 정리 정돈’ 주제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정희숙 대표는 13년간 5000여 집을 정리한 정리수납전문가이자 '정희숙의 똑똑한 정리'를 운영하는 유튜버, <잘 되는 집들의 비밀>, <최고의 인테리어는 정리입니다> 등을 집필한 작가이기도 하다.
정 대표는 13년 전만 해도 자신은 두 아이의 엄마이자 전업주부였다며 그 당시 행복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42세에 다시 일을 시작하려 했으나 경단의 기간이 길어 일자리를 얻기가 힘들었다. 이력서조차 받아 주지 않는 곳이 많았고 어렵사리 한 면접에선 경력 유무나 아이 양육을 도울 사람이 있는지를 물었다. “정희숙 대표는 주변에선 취직이 어려울 것 같으니 공인중개사·간호조무사 자격증을 따라고 권했다”라며 “기왕 일을 시작했으니 좋아하는 걸 찾아서 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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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희숙 공간미학 대표[사진=맘스커리어] |
정 대표는 ‘정리’라는 키워드가 자신을 성장시켰다고 강조했다. 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정리수납 전문가 과정을 수강한 뒤 현장경험을 쌓았다고. 당시 남편은 “누가 정리를 돈 주고 하겠느냐” “나가서 괜히 고생만 하지 말고 집에서 아이나 잘 봐라”라고 말했다. 정희숙 대표는 “만약 그때 포기했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다”라고 활짝 웃었다.
정 대표에 따르면 많은 사람이 정리가 안 되는 이유를 시간·에너지·수납공간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나 그것이 아니다. 정리가 안 되는 이유는 첫째 물건이 많고 둘째 정리에 대한 오해가 있으며 셋째는 정리방법을 배운 적이 없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많은 분이 자신은 명품도 없고, 사치하지 않는다면서도 세일 때마다 백화점에 가서 꼭 필요하지도 않은 옷을 구입하며 알뜰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싸다고 색깔별로 여러 개 사는 것보다 질 좋고 오래 입을 수 있는 것으로 하나를 사는 것이 현명한 소비다”라고 강조했다.
정희숙 대표가 이 일을 하면서 만난 고객은 다양했는데 그중 부자이거나 성공한 고객은 돈을 더 아껴 썼다고 한다. 물건 하나하나에 취향이 담아 신중하게 샀다. 좋은 걸 적게 사는 것이다. 공간 역시 중요하게 생각했다. 집을 지저분하게 쓰지 않았다. 식탁엔 늘 생화를 뒀다.집이라는 공간은 에너지이자 휴식의 공간이기에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정 대표는 “‘물건을 안 보이는 데 두는 것’을 정리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라고 딱 잘라 말했다. 정리는 물건이 제자리에 있는 것이다. 정희숙 대표는 유치원 정리 시스템을 예로 들었다. 유치원에선 놀고 나면 정리하는 시간이 있다. 사용한 물건을 제자리에 두는 것이다. 집의 정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
한데 우리는 물건을 빈자리에 둔다고. 옷장이 있으나 옷이 너무 많아 계절별로 옷 정리를 매번 해야 한다. 상자에 넣고 선반에 넣고 책장까지 옷을 쌓아 두고 ‘정리’를 잘했다고 한다. 정 대표에 따르면 이것은 정리라기보단 물건을 쟁이는 기술이 발전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더 많은 물건을 사고 열심히 보관하게 된다고. 정 대표는 “정리가 필요한 집인지를 점검해야 한다”라며 정리가 필요한 집 체크리스트를 제시했다.
1. 몇 년 동안 손님을 초대한 적이 없다.
2. 사용하지 않는 헬스 기구가 있다.
3. 식사 후 설거지를 바로 하지 않고 한꺼번에 한다.
4. 집안에 죽은 식물 화분이 있다.
5. 추억이 있어서 버리지 못하는 물건이 많다.
6. 언젠가 살 빼서 입으려는 옷이 있다.
7. 세일할 때 싸니까 구매해서 쟁여 둔다.
8. 이사 왔을 때 가구 배치나 물건 위치는 그대로다.
9. 나무젓가락이나, 배달용기를 많이 모아두었다.
10. 집이 좁아서 정리가 안 된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자신이 1~3개에 해당한다면 ‘발전 가능성이 충분’하고 4~7개는 ‘노력이 필요’하며 8~10개라면 ‘도움이 절실’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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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희숙 공간미학 대표[사진=맘스커리어] |
정 대표는 정리가 필요한데 정리수납업체 비용이 부담스러운 사람을 위해 똑똑한 정리 4단계를 제시했다. 1단계는 ‘공간의 목적’을 정한다. 집의 공간에서 누가 무엇을 하는지를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집엔 개인·공용 공간이 있다. 예를 들면 아이 방은 아이가 혼자서, 거실은 온 가족이 함께 사용한다. 아이 물건은 아이 방에 수납하고 거실에서 놀더라도 다시 제자리에 가져다 둬야 한다. 그렇게 지키고 유지해야 정리가 잘 된 집에서 거주할 수 있다. 정희숙 대표는 “가구를 사고 배치할 때 집이 몇 평인지를 잊으면 안 된다”라고 신신당부했다.
2단계는 ‘분류하기’다. 정 대표는 물건은 장소별이 아닌 종류별로 정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려면 정리수납업체를 이용하면 전문가는 모든 물건을 꺼내기부터 한다고 했다. 하나 현재 사는 집을 정리할 땐 그렇게 하기 어렵다. 정 대표는 “매일 한 가지씩 정리해 보라”라며 “텀블러, 벨트, 멀티탭 등 가지고 있는 걸 전부 꺼내 한 곳에 보관하라”라고 당부했다. 그렇다면 어디에 어떻게 넣어야 할까? 정 대표는 모든 물건은 사용장소에 따라간다고 했다. 예를 들면 정수기 위에는 컵을 두고, 가스레인지 밑엔 조리도구를 둔다면 찾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3단계는 ‘잘 버리기’다. “정희숙 대표는 지금 사용하는 물건인지 아닌지를 생각해 보라”라고 힘주어 말했다. 집을 정리한다고 모든 물건을 버릴 순 없다. 어떤 물건을 버려야 할지 고민해 봐야 한다. 먼저 무조건 버려야 할 것은 유효기간이 지난 물건이다. 그다음은 ‘언젠가’ 사용할 것이다. 정 대표는 “언젠가는 오지 않는다”라며 “나중에 사용한다고 두지 말고 처분하라”라고 권했다. 그다음은 1년간 사용하지 않은 물건이다. 있는지도 모른 물건은 이후에도 사용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 만약 간직하고 싶다면 추억 상자에 보관하거나 사진을 찍어서 기념하는 걸 추천했다. 정희숙 대표는 “집에 티브이, 냉장고, 세탁기가 몇 대인지 물으면 당연하게 아는데 운동화가 몇 켤레인지, 콜라가 몇 캔인지, 물티슈가 몇 개인지 물으면 모른다”라며 “임계점이 넘으면 내가 내 물건을 통제하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정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불안해서 버리진 못하고 ‘공구로 최저가’ ‘홈쇼핑에서 마지막 기회다’라는 말에 물건을 사들이게 된다”라며 “자신이 이렇다면 정리를 시작해야 한다”라고 했다.
4단계는 ‘수납하기’다. 수납은 물건의 집과 주소를 만들어 주는 일이다. 정 대표는 “전문가는 보통 물건을 정리할 때 세워서 보관한다”라며 “책장엔 책, 주방엔 주방용품, 옷장엔 의류만 둔다”라고 전했다. 옷장에 선풍기나 앨범, 쌀 등이 보관하지 말라는 것이다. 정 대표는 “만약 집에 물건이 많다면 써서 줄이면 된다”라며 “버려서 정리하면 또 사게 된다”라고 했다. 당장 종이를 꺼내 물건의 종류별로 몇 개가 있는지 조사를 해 보라고 했다. 물건이 몇 개가 있는지 알아야 소비가 줄어든다. 총량이 넘어서면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집에 휴지가 몇 개가 있는지 알면 세일한다고 무작정 사지 않게 되고 써서 줄어드는 것이 보인다.
정 대표는 ‘정리는 내 삶을 바꾸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리하면 집이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공간으로 바뀔 수 있으며 살림할 맛이 나고, 에너지도 생긴다는 것이다. 사실 주부라고 물건을 더 잘 정리하진 못한다며 군대에 다녀온 남편이 더 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어디에서도 배운 적이 없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이제 정리를 배울 때다”라며 “정리를 통해 집을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공간으로 만들고 투자하며 관리해 보라”라고 권했다. 정희숙 대표는 “미니멀 라이프는 한국 정서와 맞지 않는다며 지금까지 이야기한 한국식 정리를 하루에 10분씩만 실천해서 모두 정리하고 살자“라고 말하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hwkim@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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