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특공'과 '신생아 3종 특례' 마련 [맘스커리어=김혜원 엄마기자] 출생아 수가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출생아 수는 12만34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145명 줄었다. 남은 하반기를 지나면 올해 출생아 수가 사상 처음으로 24만 명을 밑돌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연간 출생아 수는 2020년 27만2337명으로 처음으로 20만 명대로 내려온 뒤 2021년 26만562명, 2022년 24만9186명을 기록한 바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낮았고, OECD 평균 합계출산율은 1.58로 우리와 격차가 매우 컸다. 이런 현실에 정부는 출산율 회복을 위한 특단의 조치를 내놨다.
유급 육아휴직은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기존 12개월에서 18개월로 연장된다. 신생아 출산 가구는 부부 합산 소득 요건을 연 1억3000만 원으로 완화해 디딤돌·버팀목 대출이 가능해진다. ‘신생아 특공’도 신설된다.
정부는 지난 29일 국무회의에서 2024년 예산안을 확정했다. 여기에는 ‘출산·양육 부담 완화’ 대책이 집중적으로 담겼다. 주거 안정, 일·육아 병행, 보육 인프라 확충 등 관련 사업 예산이 올해 대비 3조6000억 원 이상 늘어난다. 정부는 지난 15년간 저출산 대책에 280조 원을 쓰고도 합계출산율이 0.78명으로 세계 최저인 위기 상황에서 나온 대책이라고 설명했다.
부모들의 눈길을 끈 건 단연 ‘육아휴직 연장’으로 육아휴직 급여기간이 기존 12개월에서 18개월로 늘어나는 것이다. 단, 부모 모두 3개월 이상 육아휴직을 사용할 경우에만 적용된다. 부모 중 어느 한쪽으로 육아가 쏠리는 것을 방지하고 여성의 경력 단절을 막고 남성의 육아 참여를 이끌어내자는 취지로 해석된다. 한부모 가정의 경우 추후 고용부와 협의를 통해 맞돌봄 조건 없이 1년 6개월의 육아휴직을 보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맘카페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육아휴직 연장에 관한 의견이 다수 올라왔다. 찬성 의견이 대다수였다. “아기 어릴 때 퇴사할 고비를 넘길 수 있는 기회다” “나눠 쓸 수 있으니 좋다” “1년 6개월이면 인사철에 미리 들어갈 수 있어 좋다” 등 긍정적인 여론이 많았다. “18개월을 전부 쓰면 경제적으로 부담이 커서 어려울 것 같다” “눈치 보여서 다 못 쓸 것 같다”라는 반대 의견도 눈에 띄었다.
생후 12개월 내 자녀에 대해 부모 모두 육아휴직을 쓰면 3개월간 통상임금의 100%(월 최대 300만 원)를 지급하는 ‘3+3 부모육아휴직제’는 적용 기한을 늘리고, 상한액도 대폭 높인다. 부모가 6개월의 육아휴직을 쓸 경우 각각 월 최대 450만 원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정부는 육아기 근로단축과 관련해 자녀연령·급여·사용기간 등도 확대한다고 밝혔다.
부모급여를 0세 기준 100만 원으로 확대하고 첫만남이용권 지원액도 둘째부턴 300만 원으로 지원 금액을 인상한다. 정원미달로 폐원하는 어린이집을 지원하고자 보육료를 지원하고 영아반 인센티브도 신설한다. 시간제 보육기관도 현 1030개에서 2315개반으로 2배 이상 늘린다.
아이를 낳으면 주택 구입, 전세자금 융자 지원, 주택 우선공급 등에서 특혜를 준다. ‘신생아 3종 특례’다. 신생아 출산 가구(출산 2년 내)에 대해 디딤돌(주택 구입)·버팀목 대출(전세자금 융자) 소득 요건을 연 7000만 원에서 1억3000만 원으로 완화한다.
디딤돌 대출의 경우 신혼부부는 시가 6억 원 이하 주택을 살 때 4억 원까지 대출이 가능했는데, 신생아 출산 가구는 9억원 이하 주택을 살 때 5억 원까지 빌릴 수 있도록 한다. 버팀목 대출의 경우 신혼부부는 전세 보증금 4억 원 이하인 집에 대해서만 3억 원을 빌릴 수 있었는데, 신생아 출산 가구는 보증금 5억 원 이하 집까지로 범위를 넓힌다. 정부는 디딤돌·버팀목 대출 모두 시중 금리보다 1~3% 낮출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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