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사각지대의 비극... 방학에 홀로 있던 초등생 화재로 숨져

김혜원 엄마기자 / 2025-03-25 11:10:45
가족돌봄 등 위기아동·청년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안 국회 통과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방학 중에 집에 혼자 있던 초등학생이 화재로 숨진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달 26일 오전 10시경, 인천시 서구 심곡동의 한 빌라에서 불이 났다. 혼자 집에 있던 초등학생 A양은 화재로 얼굴에 2도 화상을 입고 연기를 마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닷새 만에 결국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사고 당시 A양 어머니는 식당에서 일하는 중이었고, 아버지는 신장 투석을 받기 위해 병원에 있었다고 한다.


A양의 가정은 정부의 복지 위기관리 대상에 여러 차례 올랐다. 보건복지부 ‘복지 사각지대 발굴시스템’을 통해 위기 징후가 포착됐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두 달 간격으로 건강보험료 체납, 단수, 단전 등 39가지 지표를 토대로 위기 징후를 보이는 가구를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해 구체적인 상황을 파악하도록 하고 있다.

A양의 아버지는 건강이 나빠져 신장 투석을 받게 되면서 직장을 그만뒀다. 경제적으로 어려워졌고 월세와 공과금 미납까지 일어났다. 하나 A양 어머니가 식당에서 일하며 수입이 있어 소득 기준을 초과해 금전적인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A양은 복지부 'e아동행복지원사업'에 따라 위기 아동 관리 대상에도 올랐고, 지자체에서 가정을 방문하기도 했으나 별다른 조치를 받진 못했다고. 기초생활보장제도 대상이나 차상위계층이 아니기에 실질적 지원이 이뤄지지 못한 것이다. 위기 상황인 것은 알았으나 이후 제대로 된 조처를 취하지 못해 결국 참변을 당한 것이다.

이러한 복지사각지대를 해소하고자 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족돌봄 등 위기아동·청년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 법안은 위기 상황에 놓인 아동과 청년을 위해 전담 지원체계를 마련하고, 맞춤형 사례관리를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안에 따르면 그간 별도의 지원기관이 없어 도움받기가 어려웠다면 위기아동·청년은 법률에 따라 지정·위탁된 전담조직에서 발굴·신청·접수·상담을 거쳐 맞춤형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위기아동·청년을 위한 전담 발굴체계가 구축된다. 초·중·고 학교 선생님 등 위기아동·청년과 밀접한 종사자는 업무 수행 중 도움이 필요한 대상자를 발견하면 전담조직으로 연계할 수 있다. 실업급여 이력, 건강보험료 납부기록 등 공공데이터를 활용하여 위기군을 조기 발굴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한편 인천서부교육지원청은 A양의 유족을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 교육지원청은 학생맞춤통합지원협의회를 열고, 서구청·국제성모병원·월드비전과 공과금 미납금·생활비·의료비 등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학생맞춤통합지원은 경제적 어려움이나 학대 등을 겪는 학생을 지원하는 정책으로, 내년 3월부터 전국 모든 학교에서 시행될 예정이다.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hwkim@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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