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톡] 코로나19 시대에 임신·출산한 엄마들, 무엇이 가장 힘들었나

김보미 엄마기자

bmkim@momscareer.co.kr | 2023-01-25 14:20:55

출산 시 가족들에게 아기를 보여줄 수 없었던 아쉬움 가장 커
아기와 외출 못하고 사람들과 만남 없어 우울하기도

[맘스커리어=김보미 엄마기자] 코로나19 시대에도 소중한 생명들은 잉태됐고 세상에 나와 무럭무럭 성장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코로나19 시대의 출생아 수는 △2020년 27만2337명 △2021년 26만562명 △2022년 1~10월 21만2881명을 기록했다. 


코로나19는 평범한 생활을 하는 일반 시민들의 일상에도 엄청난 불편을 초래하고 많은 지장을 주었다. 하물며 이 시기에 아기를 갖게 된 임산부와 산모들은 얼마나 더 불안하고 힘들었을까. 코로나19 시대에 임신·출산을 경험한 엄마들에게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는지 물었다.

부산에 거주하는 34세 이씨는 코로나19 유행이 한창이던 2021년 5월 아기를 출산했다. 

이씨는 출산 전 일주일 동안 병원에 입원해야 했는데 당시 병원 규정 상 보호자는 한 명만 들어올 수 있고 한 번 들어오면 외출이 불가능해 남편이 일주일 간 휴가를 내고 병실을 지켰다. 병원 밖으로는 잠시의 외출도 허용되지 않았다. 

출산 당일에도 남편은 아기를 직접 볼 수 없었다. 대기실에서 기다렸다가 출산 후 신생아실에서 유리 벽 너머로 잠시 면회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 후로도 2주 동안의 조리원 생활을 끝내고 집에 올 때까지 가족들은 아기와 산모를 직접 만나지 못했다. 당시 산후조리원은 남편을 포함한 외부인의 출입이 엄격히 금지돼 있어 우울함을 견디지 못해 중간에 퇴소하는 산모들도 있었다. 

조리원 안에서는 엄마인 이씨조차도 아기를 마음껏 볼 수가 없었다. 아기의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모자 동실도 금지했고 엄마도 수유할 때만 아기를 잠시 안아볼 수 있었다. 그 외 시간에는 면회실에서 창문 너머 아기를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이씨는 "코로나19가 가장 심할 때 임산부였기 때문에 조심스러워서 외출도 못하고 사람들과 만나지 못했던 것이 가장 힘들었다"며 "주위에 아기가 코로나에 걸려 고생하는 사람도 있었고, 임산부가 코로나에 감염돼 약도 못 먹고 힘들어하는 걸 보니 더더욱 조심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임신하고 나서부터는 남편도 사람들을 거의 만나지 못해 바깥일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아기도 자라면서 외출 다운 외출은 거의 하지 못했는데 워낙 사람을 좋아하고 활동적인 아이라 마음이 짠했다"고 전했다.

대전에 거주하는 육아맘 송씨는 2021년 8월 대학병원에서 제왕절개로 아기를 출산했다. 

대학병원에 입원하기 전 산모와 보호자 모두 PCR 검사 결과지를 제출했다. 보호자는 1인 밖에 지정할 수 없었고 지정된 보호자도 외출이 금지돼 남편 역시 병원 안에서만 생활했다.

출산 후 남편은 하루에 두 번 창문 밖에서 아기를 볼 수 있었고 엄마는 모유 수유를 할 때만 아기를 볼 수 있었다. 또한 수술실을 제외한 입원실과 회복실에서는 계속 마스크를 쓰고 있어야 했는데, 하루 종일 마스크를 쓰고 지내기 힘든 임산부들은 특실이나 1인실을 선호했다.   
 
송씨 부부는 아기와 생활하면서 꼭 필요한 외출이 아니면 하지 않았다. 가족 몇몇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도 제한했다. 그러나 그러한 노력에도 결국 아이 돌 무렵 온 가족이 함께 코로나19에 감염됐고 다행히 무사히 회복했다.

송씨는 "출산하고 조리원에서 나올 때까지 아기를 가족들한테 직접 못 보여줬던 것이 가장 아쉬웠다"며 "특히 친정 엄마는 신장이식 환자로 고위험군에 속해 아기가 100일이 될 때까지 단 한 번 밖에 아기를 보지 못하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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