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 쓰면 경제적 어려움 겪어... 월급 반토막 이하로 줄어

김혜원 엄마기자 / 2023-10-06 09:40:18
서울시, ‘서울형 육아휴직 장려금’ 시작해
정부, 육아휴직급여 상한액 높이는 방안 고심하고 있어
[맘스커리어=김혜원 엄마기자] #13개월 여아를 양육하는 직장인 A씨는 아내의 복직에 맞춰 육아휴직을 쓰기로 했다. 남초 회사라 눈치가 보였지만 어쩔 수 없었다. 어린이집은 내년에나 입소할 수 있고 양가 부모님은 맡아 줄 형편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A씨는 “회사에서는 생각보다 쉽게 승인해 줬는데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육아휴직을 오래 쓸 수는 없을 것 같다”라며 “결국 어린이집 입소 직전까지 4개월만 사용하고 복직하기로 했는데 무척 아쉽다”라고 전했다.

최근 육아휴직을 쓰는 아빠가 늘었다. 지난 4일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육아휴직자가 2019년 10만 5181명에서 2022년 13만 1129명으로 24.6%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중 여성 육아휴직자는 9만 3245명이며 남성 육아휴직자는 3만 7884명이었다. 성별 구성비는 여성 71.1%, 남성 28.9%로 육아휴직자 가운데 10명 중 3명이 아빠였다. 이는 2019년 21.2%에서 무려 7.7%p가 상승한 결과다. 

공기업에 근무하다 현재는 육아휴직 중인 B씨는 연년생으로 태어난 아이들을 아내와 함께 돌보기 위해 휴직 신청을 했다. B씨는 “아내도 나도 육아휴직 중인데 예상했던 것보다 소득이 줄어드니 힘든 점이 많았다”라며 “결국 아내가 먼저 복직하기로 했는데 수입이 줄면 경제적 어려움이 생길 수밖에 없어 부부가 같이 육아휴직을 사용하긴 어렵다”라고 말했다.

국회예산정책처(예정처)는 최근 육아휴직급여와 지원 기간 등에서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육아휴직급여 상한액이 주요국 대비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한국은 육아휴직 기간에 통상임금의 80%를 받을 수 있으나 상한액이 150만 원이다. 작년 월평균 임금(388만 원) 기준 실제 소득보전 비율은 39%에 그쳤다. 수입이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것이다. 스웨덴 410만 원, 아이슬란드 585만 원, 일본 317만 원 등인 다른 국가 육아휴직급여 상한액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다만 예정처는 지난해 ‘3+3 부모육아휴직제’를 도입 후, 남성과 여성의 육아휴직율이 각각 30.5%, 14.3% 증가했다고 밝혔다. ‘3+3 부모육아휴직제’는 생후 12개월 내 자녀가 있는 부모가 모두 육아휴직을 쓰는 경우, 3개월간 통상임금의 100%(월 최대 300만 원)를 지급하는 제도다.

정부는 육아휴직급여 상한액을 최저임금 수준으로 높이는 방안도 고심 중이다. 지난 24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정부가 내후년쯤 정책이 시행될 수 있도록 재원 마련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육아휴직 대상을 넓히는 것 역시 고려하고 있다. 

홍석철 저고위 상임위원은 "육아휴직급여가 너무 적어 휴직을 꺼린다는 얘기가 많이 나온다"라며 "육아휴직급여를 지금보다 2배 정도 높인다면 저출산과 관련한 분위기를 확 바꿀 수 있다고 판단한다“라고 했다. 이어 "확대하는 데 소요되는 재원을 어디서 마련할지에 대해 논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 서울형 육아휴직 장려금[사진=서울시 홈페이지]

한편 서울시는 육아휴직을 하는 부모를 대상으로 가구당 최대 240만 원을 지급하는 ‘서울형 육아휴직 장려금’을 도입해 지난 9월 1일부터 신청을 받고 있다. 대상은 가구소득이 중위소득 150% 이하면서 신청일 기준 1년 이상 계속해 서울시 주민등록이 돼 있는 엄마 아빠다. 고용보험에 가입된 상태로 2023년 1월 이후 육아휴직을 사용해 휴직급여를 6개월 연속 받아야 한다. 육아휴직 급여와 별개로 1인당 최대 120만 원, 부모가 둘 다 육아휴직을 사용할 경우 최대 240만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조건만 충족하면 외국인이나 다문화 가정도 신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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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원 엄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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