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M터뷰] "육아는 잠재력을 키울 수 있는 놀라운 시간"

김혜원 엄마기자 / 2023-08-11 14:10:08
김혜경 펀펀힐링센터 대표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해집니다"

▲ 김혜경 펀펀힐링센터 대표[사진=펀펀힐링센터]

 

▲ 김혜경 대표는 푸른햇살 희망작가’라는 닉네임으로 강사 겸 작가로 활동한다.[사진=펀펀힐링센터]

 

[맘스커리어=김혜원 엄마기자] 김혜경 펀펀힐링센터 대표는 다양한 이력을 지녔다. 20대에 한국인적개발협회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하며 기업체 강사로 활동했고 수필가로 등단한 작가이기도 하다. 즐겁게 해 온 강사 일과 등단 작가활동은 개척교회 사모가 되고 아이가 태어나며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육아와 사역 활동으로 누구보다 열심히 살던 김 대표에게 갑작스러운 병마가 찾아왔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김 대표는 다시 꿈을 꾸기 시작했다. 군 독서코칭 및 인성교육 전문강사, 그린캠프 글쓰기 치료 강사, 마음치유 푸드테라피스트, 문학치료사, 고양공감클래스 센터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암, 내게로와 별이 되다>, <책쓰기의 진실>, <디지털의 힘>, <꽃, 피다>, <꽃잎에 시를 쓰다> 등의 책도 썼다. 다방면으로 활동 중인 김혜경 대표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먼저 대표님, 간단히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어쩌다 N잡러’로 활동 중인 김혜경입니다. 고양시 에벤에셀교회 사모로 섬기고 있고, 펀펀힐링센터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푸른햇살 희망작가’라는 닉네임으로 ‘재미, 의미, 감동’을 전하는 강사 겸 작가로도 활동합니다. 독서에 관심이 많아 숭실대 독서경영전략학과 대학원에 재학 중인 학생이기도 합니다. 

     

- 20대 때부터 강사로 활동했다고 들었습니다. 15년간 육아에 전념했다가 다시 강사 일을 시작하셨는데 그때와 지금 어떤 점이 달라졌습니까?

 

20대 때는 주로 기업 강의를 전문으로 했습니다. 지금과는 다르 당시 제가 속한 협회에서는 제가 유일한 여자 강사였습니다. 청년 시절 주로 직장인들을 만났다면, 지금은 기업, 학교, 군부대, 복지관, 교회 등 여러 곳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그때는 집합교육이 전부였던 시절이었지만, 지금은 코로나19를 지나며 디지털 세상이 열렸습니다. 대면 비대면 등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강의할 수 있게 됐습니다. 특히 코로나 기간에 책쓰기 코칭을 했는데 해외에 계신 분이 신청해 국제적 강의를 한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돌아보니 15년간의 강의 공백이 있었으나 사람의 변화를 중점으로 하는 교육의 가치는 세월이 흘러도 변함이 없는 것 같습니다.       

 

- 다양한 분야에서 강의하십니다. 주로 어떤 주제로 강의를 하실 때 가장 보람을 느끼시는지 궁금합니다. 또 그 이유는 무엇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청년 시절에는 기업에서 성격진단검사, 자기이해 타인이해, 조직의 공감적 이해 등 소통 강의를 주로 했습니다. 지금은 1인 기업가, 프리랜서로서 다양한 사회의 요구에 맞춰 점차 강의 분야가 늘고 있습니다. 어느 분야가 가장 제게 잘 맞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다 재미있고 각자 의미와 가치가 있습니다. 요리로 마음을 요리하는 푸드테라피도 즐겁습니다. 부모교육뿐만 아니라 다문화 여성들과 함께하는 교육이나 자신의 내면을 탐색하는 글쓰기 치유와 책 쓰기 코칭, 기자 교육 등에도 많은 보람을 느낍니다. 누군가 저로 인해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고 자신을 사랑하며, 서로를 존중하고 하나님 형상을 회복한다면 어떤 콘텐츠 강의든 기쁨과 보람을 느낍니다.

 

▲ 김혜경 대표는 독서 코칭 강사로도 활동한다.[사진=펀펀힐링센터]

 

▲ 펀 푸드테라피 수업을 하는 김혜경 대표[사진=펀펀힐링센터]

 

- 독서코칭 강사로도 활동하고 계신데 혹시 엄마들을 위해 추천하실 책이 있으실까요?

 

요즘은 어른들에게 통찰과 위로를 주는 좋은 그림책이 많습니다. 아이는 아이 수준만큼, 엄마는 엄마의 깊이대로 사색할 수 있는 그림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구름빵>으로 잘 알려진 백희나 작가님의 그림책은 엄마로서 공감할 수 있는 점이 많아서 좋아합니다. 예술의 전당의 한가람 미술관에서 ‘백희나 그림책전’을 하고 있는데, 아이와 가 보면 좋을 듯합니다. 멀리 가지 않더라도 내가 사는 동네의 ‘걸어 다니는 도서관’이나 시립·구립·학교·마을 도서관 등을 아이와 이용하며 자신에게 관심 있는 분야로 꾸준히 책을 읽고 글을 써 보길 추천드립니다.       

 

- 최근 아침마당 대구에 출연해 아들과 ‘친구 같은 모자’가 된 비결에 대해 말씀하셔서 화제가 됐습니다. 아들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공부하고 또 묵묵히 기다려 준 덕분에 이제는 누구보다 사이좋은 모자 사이가 되셨다고 하셨습니다. 당시 심경은 어땠는지, 인내한 과정에서 깨달은 점 등에 관해 들려주십시오.

 

첫째 아이가 6~7세부터 관계가 매일 최악이었고, ADHD와 소아 우울증 진단을 받았을 때는 마음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눈물과 괴로움, 죄책감과 억울함이 뒤섞인 감정이었습니다. 첫아이 돌잔치 후 곧바로 교회 개척을 시작하고, 교회 사모로 1인 몇 역을 하며, 아이 마음을 들여다볼 여유가 없었습니다. 곧이어 둘째를 임신하며 첫째는 점차 골칫덩어리 존재로 각인됐지요. 관계는 더 힘들어졌고요. 이런 아픔은 부모교육을 공부하고, 다양한 예술치유를 공부하며, 아픔을 글로 표현하는 배움의 장으로 저를 안내했습니다. 힘들었던 제 마음의 쓴 뿌리들이 제거되고 나서야 아이의 마음에 공감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자녀를 소유가 아닌 존재로 아껴주고 창조주 하나님께 맡기는 기도의 삶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지금은 아들과 친구 같은 존재를 넘어, 오히려 제가 더 많은 부분을 아이로부터 배우기도 합니다. 모자 강사이자 작가로 활동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도 생겨 고통이 축복의 통로가 된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물론 또 언제 들었다 놨다 하는 요물이 될지 모르지만요. (웃음)   

 

- 강의에서 늘 부모와 자녀 사이의 공감이 중요하다고 설명하십니다. 아이의 감정을 존중하되 부모도 스스로의 감정을 잘 다룰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인데요. 감정의 주인이 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우리 감정 너머의 욕구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욕구가 충족되면 긍정의 감정, 좌절되면 부정의 감정이 만들어집니다. 모든 감정은 소중하며, 필요하기에 신이 주신 선물이기도 합니다. 부정적 감정을 무조건 배척하지 마십시오. 불안할 때 억지로 ‘불안하면 안 돼!’ 하기 전 ‘내가 지금 불안하구나!’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십시오. 그 부정적 감정 너머에 어떤 욕구가 숨었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가 보이는 부정적 감정, 겉으로 드러난 모습에만 머물지 말고 그 아이 내면의 좌절된 욕구, 바람을 생각해 보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그러려면 부모가 먼저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볼 힘이 있어야 합니다.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그 감정을 수용하고 인정한다면 감정의 주인으로 살 수 있습니다. 부정적 감정이 들 적마다 걷기나 글쓰기 등 자신만의 방법으로 부정적 감정을 풀 수 있는 건강한 스트레스 해소법이 필요합니다.

 

- 2014년 유방암 진단을 받고 투병 생활을 시작하셨습니다. 이에 대해 언급하며 신체를 잘 돌봐야 한다고 강조하십니다. 신체를 돌보는 법이 궁금합니다. 

 

아프기 전에는 마음이 늘 우선이라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크게 아프고 나니 몸과 마음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몸이 풀리면 마음이 풀린다는 말처럼 건강한 신체를 위해 긍정적 생각과 더불어 적절한 운동과 잡곡밥 먹기, 인스턴트 식품 줄이기, 신선한 채소 먹기 등을 실천하고자 합니다. 요즘 암 투병 후 시간이 많이 흐르고 나니 저도 많이 나태해져서 다시 기본을 잘 실천하려고 합니다.

 

▲ 김혜경 대표가 출간한 책[사진=펀펀힐링센터]

▲ 아침마당에 함께 출연한 아들과[사진=펀펀힐링센터]

- <건강다이제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암 투병을 하며 깨달은 것이 무척 많다고 하셨습니다. <암, 내게로와 별이 되다>를 출간하기도 하셨습니다. 암이 인생을 180도 바꿔 놓은 사연에 관해 말씀해 주십시오. 

 

암 투병을 하면서 오히려 생의 의지가 강해지고 일상의 일들이 무척 감사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삐거덕거리는 병원 침대에 누워 앞으로 살아가면서 꼭 하고 싶은 꿈 목록, 버킷리스트를 작성했습니다. 놀랍게도 그 일이 차례대로 이루어졌습니다. 책 쓰기가 1번이었는데 투병 이후 여러 권의 책을 쓰게 됐습니다. 2번이 합창단 활동이었는데 올해 강릉에서 열린 세계합창대회에 참가했습니다. 다시 강의하고 싶다는 꿈도 이루어졌죠. 암에 걸리지 않았다면 어쩌면 다시 꿈꾸지 않았을지 모릅니다. 버킷리스트를 하나 하나 이루며 사는, 기적 같은 삶을 살게 되어 정말 감사합니다.

   

- 결혼과 육아로 인해 많은 여성의 경력이 단절되고 있습니다. 대표님도 강사로 활동하다 출산과 육아로 인해 잠시 휴식기를 가지셨습니다. 어떻게 다시 일을 시작할 수 있었는지 대표님의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저는 암이 제2의 인생을 사는 삶의 터닝포인트가 됐습니다. 개인마다 마주하는 어려움과 역경이 때로는 새로운 삶의 자세를 갖게 하고, 또 다른 인생을 살게 하는 터닝포인트가 됩니다. 오프라 윈프리는 “인생의 고통은 또 다른 사명이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자녀 육아로 인한 경험이 경력단절이 아니라 오히려 동시에 다양한 일을 소화할 수 있는 잠재력을 키우는 놀라운 시간이라는 새로운 시각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미래를 잘 준비하면 좋겠습니다.

 

▲ 김혜경 대표[사진=펀펀힐링센터]

 

 - 결혼과 육아로 인해 많은 여성의 경력이 단절되고 있습니다. 다시 일을 시작하고 싶은 경력보유 여성들에게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경력 단절이라는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육아의 경험은 인생의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조급해하기보다 아이와의 시간을 충분히 누렸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로 인해 자신의 삶이 발목 잡혔다는 생각도 내려놓고, 아이의 삶에 너무 깊이 개입하여 아이 대신 살아주는 인생도 아닌, 따로 또 같이 동반자의 마음으로 아이와 성장하는 엄마가 되면 좋겠습니다. 깨어 있는 여성으로 책과 함께해 보십시오. 또한 열린 마음으로 다양한 배움의 기회를 잡아 보십시오. 열린 마음으로 관심 분야를 준비한다면 반드시 기회는 올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100세를 넘어 120세를 살아야 하니까요. 인생을 길게 보는 안목을 가지고 자신만의 향기와 속도로 살아가는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 맘스커리어 독자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출산 극복을 노력하고 애쓰는 맘스커리어, 워라밸을 실천하는 맘스커리어! 우리 사회의 바른 방향을 지향하는 맘스커리어의 다양한 소식을 통해 늘 겸손히 배우는 사람, 자신을 아껴주는 당당한 독자분들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꿈, 내일보다 더 소중한 것은 오늘, 존재 그 자체이니까요. 현재에 감사하며 미래를 꿈꾸는 삶을 잃지 않는 우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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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원 엄마기자

김혜원 엄마기자

많이 듣고 정성을 다해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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