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출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 팽배
[맘스커리어=권지현 기자]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워킹맘에게 유익하고 빠른 정보는 필수! 워킹맘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필수템과 정보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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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
0.78.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이다. 역대 최저치다. 출산율이 0.7명대로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꼴찌로, 출산율이 0명대인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정부가 2006년부터 2021년까지 저출산 대응 예산으로 약 280조원을 쏟아부었음에도 유례없는 저출산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출산율을 높이려고 여러 정책을 내놓으며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반등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비싼 주거 비용 외에 사회 전체적으로 결혼, 출산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하기 때문에 저출산에 대한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사회복지연구에 게재된 '청년층의 삶의 질과 사회의 질에 대한 인식이 결혼과 출산에 대한 태도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만 20∼34세 미혼 남녀 281명을 조사한 결과 '여성의 삶에서 결혼과 출산이 필수'라고 생각한 여성은 4.0%에 그쳤다. 반면, 남성은 12.9%로 나타났다.
'여성의 삶에서 결혼과 출산이 중요하다'고 답한 여성은 42.9%였지만 남성은 61.3%로 조사됐다. 무려 20%포인트 차이다. '여성의 삶에서 결혼과 출산이 중요하지 않다'에 응한 여성은 53.2%로 남성(25.8%)의 2배 이상이었다. 여성 스스로 결혼과 출산을 '선택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조사를 수행한 박정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결혼과 출산은 개인적인 행위이지만 동시에 사회 공동체의 맥락에서 이뤄지는 사회적 행위"라며 "결혼·출산 감소 추세에 대응하려면 사회적 포용성과 응집성을 높여 사회의 질을 높이려는 노력과 '공동체'로서의 사회를 복원하려는 노력이 요구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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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채널A '결혼말고 동거' 방송화면 캡처] |
실제 20-30대 여성이 결혼과 출산을 바라보는 인식도 부정적이다.
30대 직장인 박모씨(32)는 "지방에서 올라와서 서울에서 먹고 살기도 힘든데 결혼, 출산은 엄두도 안난다. 이런 상황에서 결혼과 출산을 한다면 밝은 미래를 꿈꾸기 힘들 듯하다"고 토로했다.
20대 직장인 조모씨(29) 역시 "엄마 시대와 다르게 지금의 20-30대 여성들에게 결혼은 선택"이라며 "결혼을 하더라도 출산을 하지 않겠다는 커플들이 많은 만큼 출산에 대한 부담감이 상당하다. 아이에게 좋은 미래를 물려주지 못할 바에 안 낳는 게 낫다“꼬집었다.
또다른 20대 직장인 정모씨(28)은 "주위에서 결혼을 추천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다들 애 키우고, 대출금 갚느라 팍팍해 보인다. 특히 서울은 더 그렇기에 결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하다"고 털어놨다.
앞서 보건복지부가 연 간담회에서도 비슷한 의견이 나왔다. 4일 개최한 ‘저출산 대응 2030 청년 긴급 간담회’에서 청년들은 결혼하지 않은 이유로 자산 형성과 대출, 안정적인 주거 마련이 어렵다는 점을 꼽았다. 일자리 문제, 비싼 결혼 비용과 부담스러운 결혼문화, 출산에 대한 압박감, 전통적인 역할론 등을 꼽은 청년들도 있었다.
결혼은 남녀가 원가정에서 독립해 자신들만의 가정을 꾸리는 것이라는 인식 개선, 동거가족과 혼외출산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최근 방송 중인 채널A 리얼리티 프로그램 ‘결혼말고 동거’에서는 결혼과 출산에 대한 청년들의 인식이 그대로 드러난다. 동거 커플로 출연 중인 유튜버 이상미는 동거는 좋지만 결혼은 계속 미뤘으면 한다고 밝혔고, 결국 결혼식을 예약했다가 취소했다.
이상미는 남자친구 조성호에게 ”동거는 서로 좋으면 그만이지만, 결혼을 하면 각 집안의 행사 등 챙겨야 할 것들이 지금보다 늘어난다. 그래서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출산에 대해선 ”결혼하면 부모님들이 아이를 기대할 텐데 부담스럽다. 마치 내가 아직 고등학생인데 ‘아이를 낳아’라는 말을 듣는 것처럼 느껴진다”며 두려운 심정을 드러냈다.
이에 아이키는 “나도 (임신) 막달이 됐는데도 실감이 나지 않아서 상미 씨가 이해된다. 결혼하면 출산이 이어진다는 생각에 결혼을 망설이는 게 아닐까 싶다”고 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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