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 이유식 24개 제품 중 11개 제품 표시된 양과 실제 측정값이 차이 나
[맘스커리어=김혜원 엄마기자] 이유식은 떠날 이(離), 젖 유(乳), 밥 식(食)이라는 한자어 뜻처럼 젖을 떼는 음식이다. 모유나 분유 외에 다양한 재료를 통해 영양을 섭취할 수 있도록 생후 만 4~6개월 된 아기들에게 먹이기 시작한다.
아기는 이유식을 통해 빨고 삼키는 것에서 씹어 넘기는 과정을 익히게 되며 하루 세 번 식사하는 생활 패턴에 서서히 적응하게 된다.
첫 이유식은 쌀가루로 만든 미음으로 시작한다. 대개 일주일 간격으로 재료를 추가한다. 이어 육류, 채소 등을 추가하는데 철분이 들은 소고기나 브로콜리, 콜리플라워 등을 먹인다. 중기와 후기 이유식으로 갈수록 이유식에 들어가는 재료의 종류가 다양해진다.
부모는 다양하고 좋은 재료로 만든 이유식을 먹이고 싶은 마음에 시판 이유식을 사서 먹이기도 한다. 또 맞벌이 가정의 경우 이유식을 만들 시간이 부족해 손쉽게 주문해 간편하게 먹일 수 있어 시판 이유식을 선택한다. 시판 이유식 시장은 지난해 2000억 규모에 달할 정도로 규모도 성장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부모의 마음과 달리 시중에 유통되는 이유식 제품의 상당수가 영양성분 표시가 실제 함량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2일, 이유식 24개 제품의 탄수화물·단백질·지방 등 영양성분 함량을 조사한 결과 11개 제품에서 표시된 영양성분 함량과 실제 함량의 차이가 기준범위를 벗어났다고 밝혔다. 식품류의 표시기준에 따르면 탄수화물과 단백질의 실제 측정값은 표시량의 80% 이상, 지방과 나트륨의 실제 측정값은 표시량의 120% 미만이어야 한다.
11개 제품 중 10개 제품은 단백질 함량이 표시량의 40∼75% 수준에 불과했다. 이같은 소비자원의 권고에 9개 사업자는 영양성분 표시를 개선하겠다고 회신했고 1개 사업자는 생산 중단 결정을 내렸다.
조사대상 24개 제품에 대해 병원성 미생물이나 중금속 같은 유해물질 검출 여부를 조사한 결과 모두 기준에 적합했다. 그러나 15개 제품은 온라인 판매페이지와 제품에 대상 연령을 다르게 기재하거나 성인의 1일 영양성분 기준치를 적용해 영양성분을 표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심성보 한국소비자원 식의약안전팀장은 “제품별 영양 정보를 참고해 다양한 종류의 이유식을 경험하게 하고 이유식과 함께 과일 등 간식을 섭취하도록 해 영양적 균형을 맞출 것을 당부드린다"고 전했다.
양천구에 사는 두 아이 엄마 양 씨는 ”워킹맘이라 성분표를 보면서 꼼꼼히 따져 시판 이유식을 사서 먹였는데 이런 조사 결과를 보니 무척 허탈하다. 이제라도 만들어 먹여야 하나 고민된다“라고 속상한 마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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