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양표 리더스 브레인 상담센터장 |
[맘스커리어=최영하 기자] 초등학교 3학년 여자아이입니다. 어릴 때는 모든 일에 의욕이 넘치고 또 남들보다 빠르게 학습하고 주변에서 영재가 아니냐는 소리도 참 많이 들었습니다. 책을 좋아하고 노래 부르기도 좋아하는 명랑한 아이였습니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특히 수학을 힘들어했습니다. 분명 다 아는 내용인데도 틀리거나 숙제를 미루고 핑계를 대기도 했습니다. 그 때문에 저와 매일 다투고 큰 소리만 나와 얼마 전부터 수학학원에 보냈는데, 거기서도 숙제를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얼마 전 학교 담임선생님과 상담 중 아이가 체육 수업은 참여를 거의 안 한다고 해서 놀랐습니다. 좋아하는 과목인 국어, 영어, 미술, 사회도 점점 흥미를 잃어가기 시작하고 급기야 공부하자고 하면 머리가 아프다고 하거나 참여하지 않는다고 수업 태도를 지적받았습니다. 수학을 공부하는 시간만 그러는 줄 알았는데 수학 외에도 다른 과목도 태도가 안 좋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왜 그런지 물어보니 어려워서 아예 싫다고 수학학원도 안 다니고 싶다고 합니다.
이유를 알 수 없어서 걱정입니다. 4학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학습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아이가 학습에 흥미를 찾을 방법이 있을까요?
대입 학생들의 43% 이상이 중요한 과목을 수학이라고 답했지만, 수학을 포기한 수학 포기자는 60%가 넘는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수학의 주요성을 알지만 하기 싫다는 말입니다. 수학이 어려워서일까요? 그런데 아이들의 뇌를 검사해 보면 머리가 좋아 저학년 때는 줄곧 상위 성적을 유지하다가 학년이 올라가면 수학처럼 한두 과목을 포기하고, 좋아하는 과목과 싫어하는 과목이 뚜렷하거나 전체적인 과목을 포기하는 경우의 학생들을 종종 만나게 됩니다. 이런 아이들의 대부분은 두 가지 측면에서 분석합니다.
첫째 스스로 계획하고 실천하지 못하는 아이입니다.
자신의 의지보다는 어머니의 생각에 이끌려 다니는 아이들은 스스로 하고자 하는 열정이 약합니다. 특히 어려서부터 밥도 떠먹여 주고, 옷도 입혀주고, 학교에 들어가서도 부모님께서 챙겨준 아이들입니다. 숙제해라 하면 숙제하고, 이 학원 저 학원으로, 그저 자기 생각보다는 어머니의 생각에 이끌려 다니던 아이는 학년이 올라가면서 무기력 증세가 나타납니다. 어느 것을 하든지 열정이 없고, 마지못해서 하며, 결국은 서서히 포기하게 됩니다.
이런 경우는 머리가 좋고 나쁘고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아무리 머리가 좋아도 하려고 하지 않는 것은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어려서부터 스스로 생각하고 실천해 보며 그것을 통해 얻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활동이 필요하며, 이것을 기본생활 습관이라고 말합니다. 다시 말해서, 스스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고 실천하는 훈련이 가정 교육, 기본생활습관이라고 말합니다. 기본생활습관이 먼저 그리고 공부가 다음입니다. 사회에 나가면 일 잘하는 사람이 공부를 잘하는 사람이 아니란 것을 어른들은 누구보다도 알고 있습니다. 하고자 하는 의지가 생활 전면에서부터 있어야 합니다. 우선 아이가 스스로 하는 생활 습관을 먼저 길러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두 번째로는 뇌 선호도가 약한 아이
두뇌 선호도는 무엇을 좋아하는가 하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책을 읽는 선호도가 있는 사람들은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합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보면 복잡한 인파 속에서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이 사람들은 책을 읽지 못하면 불안하고 읽어야 마음이 편안하므로 책을 읽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책을 읽는 선호도가 없는 사람들은 가장 싫어하는 것이 책을 읽는 것입니다. 핸드폰 하는 선호도가 있는 아이들은 틈만 나면 핸드폰을 만지게 된다. 뇌 검사하러 오는 아이들도 보면 검사 중간 짧은 시간에도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있다. 그럼 수학에 대한 선호도가 있는지 확인해보아야 할 것이다. 어려서부터 공부나 수학에 대한 선호도를 만들어 주기 위해서는 가정환경을 책을 보거나 학습하는 습관으로 만들어 주어야 할 것입니다.
또 공부를 너무 일찍 시작하거나, 혹은 잘한다고 너무 많이 시키거나, 단순한 반복 학습을 지루하게 시킨 아이들은 뇌에서는 코르티솔이나 아드레날린과 같은 호르몬이 나오게 되는데 이것을 흔히 도피 호르몬이라고 합니다. 공부만 생각하면 머리 아프고, 배 아프고, 물 먹고 싶어지는 심리적 요인이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아이마다 뇌 발달은 다르게 나타납니다. 아이가 어릴 때 똑똑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면 아마 언어 쪽의 발달이 빨랐을 것으로 보입니다. 말이 빠르면 발달이 두드러져 보이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의 뇌는 자기가 좋아하는 영역을 하면 기쁨을 느끼고 더 하고 싶어 하는 열정이 생깁니다. 그리고 당연히 잘못하는 것은 회피하게 됩니다. 위의 두 가지 중 어느 쪽인지 생각해 보고 서두르지 말고 생활 습관 개선과 함께 재미있는 독서를 통해서 학습 접근 방법을 다시 시도해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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