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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우리종합금융 전무 윤석구 |
2년 반전 첫 만남 후 오랜만에 고향이 안동인 띠동갑과 차 한 잔을 나누었다.
띠동갑의 사무실은 문래동에 있다. 건물 입구 ‘문래동 동명 유래’ 표지판에 따르면 문래동을 세 가지 설로 설명한다. 문익점(文益漸) 선생이 붓 안에 목화씨를 갖고 와 전래했다는 뜻에서 문래동이라 정했던 바, 해방 전 동양 방직 등 면직물 공장이 가동된 것을 보면 나름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또 다른 설은 학교와 관공서가 늘어나자 글이 온다는 뜻에서 문래(文來)라는 설도 있고, 목화가 솜으로 만들어지면서 ‘물레’라는 방직기계의 발음을 살려 지어졌다는 이야기도 있다. 물래든 문래든 따뜻한 옷을 입게 되어 물래도 좋고 글을 쓰고 읽게 되어 문래도 좋다. 참 좋은 이름이자 참 좋은 지명이다.
띠동갑 후배를 붕우(朋友)라 부르고 싶다. 옛말에 10년 언저리는 벗 또는 친구라 하지 않았던가! 후배들을 잘 받들어야 한다. 후배를 거꾸로 읽으면 배후가 된다. 후배를 잘 모시면 배후가 든든하다. 띠동갑 후배 붕우는 ‘여성의 사회복귀를 돕고 저출산 문제 해결과 건강한 가족문화 확산’을 미션으로 하는 맘스커리어 대표 겸 오피니언 리더이다. ‘엄마라는 경력이 우대받는 세상’, 선하고 착한 뉴스 만들기 위해 ‘엄마 기자단’을 운영하고, 임신 육아 교실로 알려진 ‘K클래스’를 온·오프라인으로 주최하고 있다. 전국에 이백만 명 맘들의 맘카페들과도 소통하고 있다.
임산부·육아맘들의 애로사항을 들어주며, 현재 최고 문제인 인구감소에 정부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말고 출산정책에 앞장서야 한다고 목청도 높인다. 지자체를 찾아 현장별 방안도 제안한다. 열변을 토하는 붕우의 목소리에 나랏일 하시는 분들이 꼭 귀 기울여 주시기를 희망한다.
그것만이 아니다. 천안함 피격사건 이후 십여 년간 그 누구 하나 희생자에 대한 관심이 없음이 늘 안타까워 붕우 스스로 그분들을 돕기 위해 명예 유족회원이 되어 발 벗고 나서 서포트도 하고 있다 한다. 다행히 작년 윤석열 대통령님께서 앞장서서 천안함 유족들을 살펴주시는 모습에 너무도 감사하다는 생각이며 참모들께서 더 적극적인 자세로 관심을 가져주길 간절히 희망한다고 한다. 목이 잠기며 목청을 높이는 붕우를 보며 그의 깊은 애국심에 마음속 뜨겁게 박수를 친다.
붕우의 또 다른 일은 ‘함께하는 아버지들을 위한 모임’의 사무국장 역이다.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 육아가 만만치가 않고 남직원들도 육아 보육을 위해 휴직하는 직원들이 늘고 있다. 필자도 좋은 아빠가 되고자 아이가 초등학교 다닐 때 아버지 모임에도 참가한 바 있지만 붕우와 비교 시 부끄러운 마음뿐이다. 또한 경력단절 주부들이 계속해서 일을 하도록 돕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이러한 열성인 모습 속에서 진취적인 CEO요, 멋진 아빠요, 듬직한 이웃의 면모를 볼 수 있다. 이 시대 이 사회의 표상이다.
지난 30여 년의 금융 경력을 토대로 필자의 ‘내 마음의 은행나무’ 한 권을 드리니, 그렇지 않아도 ‘개성의 봄은 언제 오려나’ 블로그를 통해 소식을 접한다며 맘스커리어에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한편씩 종종 써달라고 요청한다. 글쟁이들 모두 말라죽었다는 손사래에 문 앞까지 나오며 전국의 수많은 맘카페님들의 육아와 보육에 힘이 되어 달라는 마음으로 어른으로서 격려 글 한 줄도 안 되겠냐는 요청에, 한번 생각해 보겠다며 동그라미 사인으로 응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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