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 <춘향전> <주기철의 일사각오 – 열애>
[맘스커리어=김태희 순천향대 부천병원 교수] 평소에 여러 장르의 음악을 좋아하고 자주 듣는다. 사는 구의 문화재단에서 주민에게 제공하는 저렴한 표가 나오면 구입해 공연을 보러 가기도 한다. 현장에서 듣는 것을 즐기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많은 뮤지컬이나 클래식 공연을 보러 갔는데 한국 창작 오페라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오페라의 경우 우리에게 유명한 곡을 제외하면 일반인에게는 듣기가 쉽지 않다. 물론 유명한 곡 역시 어렵긴 마찬가지다. 한국 창작 오페라에 나오는 <선비>, <춘향전>, <일사각오 - 열애> 이 세 음악 역시 쉽지 않을 것이라는 각오를 하고 들으러 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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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한국창작 오페라 페스티벌 홈페이지] |
한데 창작 오페라를 하는 연기자와 관계자가 관객에게 다가가려고 하는 노력이 엿보인 공연이었다. 양쪽 스크린에서 가사가 따로 나왔고, 어렵지 않은 멜로디라는 말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다소 듣기에도 부담스럽지 않았다. 오페라 또 3곡이 길지 않아 관객의 부담도 적었다. 귀여운 아이들의 합창 역시 보다 친밀하게 다가왔다.
오페라는 일반인에게 가사 전달이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쉬운 가사를 보여주어서 다소 쉽게 느껴졌다. 개인적으로 ‘선비의 달과 연인들’이라는 곡을 맘스커리어 독자분들에게 권하고 싶다. 인터넷 검색창에 ‘창작 오페라 선비의 달과 연인들’이라고 치면 곡이 나온다. 이 곡의 가사 중에 “물 위에 꽃 피는 흰달, 흰달에 비추는 당신”이라는 부분 가사와 음이 초보자들이 듣기에도 참 잘 만들어졌다. 한국 창작 오페라 정을 붙이기에 좋은 곡으로 추천하고 싶다.
오페라 3곡 가운데 <주기철의 일사각오 - 열애>는 일제 강점기의 주기철 목사님과 오정모 사모님의 이야기를 다룬 극이다. 일본 강점기에 자신의 소신을 지키신 분의 일대기를 돌아보게 하는 곡이었다. 마지막에 오정모 사모님의 ‘집으로 갈 수 있으나 살아서 돌아오지 말고 소신을 지키라’라는 곡을 들으며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남편은 “우리나라의 정신은 지조와 절개인가?”하고 묻기도 했다. 돌아오는 길, 3곡에 담긴 지조와 절개의 메시지와 우리가 지금 사는 사회에서 지조와 절개는 어떻게 우리에게 보여지고 있는지 하는 고민을 함께 나눴다. 오페라는 유럽에서 당시 대중가요 같았을 것이다. 우리의 창과 판소리도 과거에는 대중음악인 예술 분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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