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지원 특례 중단되며 문 닫는 어린이집 더욱 많아질 듯 [맘스커리어=김혜원 엄마기자] # 만 3살 남아를 키우고 있는 A 씨는 아이 가방 속에서 어린이집 폐원 안내문을 본 뒤 밤잠까지 설쳤다. 2주 뒤 어린이집을 폐업한다는 요지의 안내문을 읽으며 버림받은 마음까지 들었다. 남은 기간 아이를 맡기고 싶은 마음마저 사라져 다음 날부터 가정 보육을 시작했다.
해마다 합계출산율이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태어나는 아이가 없으니 자연스럽게 어린이집과 학교가 사라지고 있다. 서울 화양초등학교가 2월 폐교 결정을 내렸고, 도봉고등학교는 내년에 폐교한다. 어린이집도 지난 4년간 8000여 곳 가까이 줄었다.
어린이집의 경우 신규 원생을 모집하지 못해 문을 닫는 곳이 많다. 하루아침에 갈 곳을 잃은 아이들과 새롭게 갈 곳을 구해야 하는 부모는 갑갑한 상황이다. 특히 일하는 부모의 경우 더더욱 속이 타들어 간다. 당장 다른 어린이집에 입소하기는 어렵고 대기를 걸어 두어도 자리가 언제 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영유아보육법에 따르면 어린이집을 폐지하거나 운영을 중단하거나 재개하는 경우 특별자치시장·특별자치도지사·시장·군수·구청장에게 두 달 전에 신고해야 하도록 돼 있다. 어린이집 원장은 어린이집이 폐지되거나 일정 기간 운영이 중단되는 경우 어린이집에 보육 중인 영유아를 다른 어린이집으로 전원 조치 하는 등 영유아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해야 한다.
하지만 두 달 전에 결정된 사항임에도 학부모에게는 폐원 사실을 알리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어린이집의 갑작스러운 폐원 통보에 부모는 아이가 새로 갈 어린이집을 알아보느라 전전긍긍한다. 운 좋게 곧바로 새로운 어린이집에 다니게 되더라도 또 적응 기간을 거쳐야 한다. 이 기간 동안 평소보다 일찍 하원할 뿐 아니라, 부모가 동반 등원해야 해 부모가 둘 다 직장에 다닌다면 더더욱 쉽지 않다.
2살, 5살 자녀들을 양육하는 워킹맘 B씨는 “둘째의 어린이집이 3월부터 폐업한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심란했다”라며 “다행히 첫째 어린이집에 대기를 걸어둔 덕분에 곧바로 옮길 수는 있지만 적응 기간 2주가 문제다. 아무리 폐원한다지만 이렇게 갑작스럽게 통보하는 건 너무한 처사다”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어린이집도 사정이 어려운 건 마찬가지다. 폐원 사실을 알리면 부모는 다른 어린이집을 알아보며 가정 보육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이에 어린이집에서는 폐원까지 쉬쉬하며 입을 다물 수 밖에 없다. 게다가 내달부터 코로나19로 인해 지급받아 온 어린이집 인건비 지원 특례가 중단된다. 2020년 코로나 확산으로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들이 줄면서 인건비 지원 기준 적용을 유예, 재원생이 1명이라도 있으면 교사 인건비를 지원해왔다.
앞으로 더더욱 어린이집 운영이 힘들어질 전망이다. 복지부는 "지자체를 통해 작년 12월말 공지한 바와 같이 오는 3월부터 특례가 종료되지만, 이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건비 지원 기준을 일정 부분 완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읍·면·동 행정구역에 어린이집이 한 곳만 있거나 어린이집 간 거리가 먼 경우 등에는 인원 기준에 미달해도 교사 인건비를 지원하고, 일단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면 중간에 재원생 수가 줄더라도 1년간은 인건비를 계속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맘스커리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