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인 줄 알았는데 독감… 아이들 독감 비상!”
김혜원 엄마기자
hwkim@momscareer.co.kr | 2025-10-30 09:40:59
접종 후 2주 지나야 항체 형성... 효과 6개월간 지속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갑작스럽게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아이들의 기침과 콧물 증상이 늘고 있다. 5세 A양은 며칠 전부터 고열이 지속돼 병원을 찾았다. 단순 감기인 줄 알았지만, 이틀 넘게 40도에 가까운 열이 내려가지 않아 병원에서는 독감 검사를 권했다. 그 결과 A형 독감으로 확인됐다.
A양의 어머니는 “열이 떨어지지 않고 아이는 기운이 없다며 축 늘어져 있어 정말 걱정됐다”라며 “해열제를 먹여도 잠시뿐이고 다시 열이 올라 초조했는데 사흘쯤 지나니 조금 나아졌다”라고 전했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으로 생긴다. 대개 늦가을부터 봄 사이에 유행한다. 대표 증상으론 38도 이상의 고열, 오한, 근육통, 식욕부진 등이 있다. 감기와 비슷하다고 가볍게 넘기면 큰 오산이다. 독감은 어린이와 노약자에게서 폐렴 등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고, 드물게 사망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질병관리청은 최근 인플루엔자 환자가 빠르게 늘자 지난 17일 0시를 기해 전국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 특히 소아·청소년층 환자 비율이 높아 부모들의 각별한 관심을 당부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예방접종뿐만 아니라 손 씻기, 기침 예절, 마스크 착용 등 호흡기 감염병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6개월~13세 어린이, 임신부,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무료 예방접종을 시행 중이다. 어린이는 지난달 22일부터, 임신부는 지난달 29일부터 접종이 시작됐으며, 65세 이상 어르신은 이달 15일부터 코로나19 백신과 동시에 맞을 수 있다. 접종은 주소지와 관계없이 가까운 위탁의료기관이나 보건소에서 가능하며, 의료기관은 ‘예방접종도우미’ 누리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독감 백신 누적 접종자는 총 633만 명으로, 이 가운데 65세 이상이 485만 명(44.6%), 6개월~13세 어린이가 약 138만 명(29.5%)이었다. 전문가들은 “접종 후 2주가 지나야 항체가 형성되고, 효과는 약 6개월간 지속된다”라며 “더 늦기 전에 예방접종을 마쳐야 겨울철 유행에 대비할 수 있다”라고 조언한다.
예비 아빠인 B씨도 올해 처음으로 독감 예방주사를 맞기로 했다. 그는 “그동안은 안 맞아도 된다고 생각했지만, 임신한 아내와 아이에게 옮길까 걱정돼 이번엔 꼭 맞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병원을 알아보던 그는 백신 종류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 헷갈렸다. “3가와 4가 백신이 있던데, 가격 차이도 크고 뭐가 더 좋은지 모르겠더라”라는 것이다.
백신은 항체가 생기는 바이러스 종류에 따라 3가(3종류)와 4가(4종류)로 나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4가가 무조건 더 좋은 건 아니다”라고 말한다. 4가 백신만 막을 수 있는 ‘야마가타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2020년 이후 사실상 사라졌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도 해당 바이러스를 ‘소멸한 것으로 본다’고 발표했다. 이에 정부는 올해부터 국가 무료접종 백신을 3가로 전환했다.
가격은 어떨까? 현재 의료기관의 유료 백신 가격은 병원마다 다르다. 서울 서초구의 한 병원에서는 3만~4만 원대, 중구 일부 의원은 2만 원대, 맘카페 등에는 발산동 병원에서 1만2500원에 3가 백신을 맞을 수 있다는 정보도 공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제조사나 가격에 따른 효과 차이는 거의 없다”라며 “3가 백신만으로도 충분히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라고 설명한다.
아이에게서 시작한 독감이 가족으로 번지는 경우가 많다. 집에서 아이의 기침이나 열이 계속된다면 단순 감기로 넘기지 말고 독감 검사를 받아야 한다. 예방접종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가 건강해야 가족 모두의 일상이 지켜진다. 마스크 착용, 충분한 수면, 손 씻기 같은 작은 습관이 아이의 면역력을 지키는 가장 큰 힘이 된다.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hwkim@momscareer.co.kr
[ⓒ 맘스커리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