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M터뷰] 선택과 집중해서 일하는 프로 N잡러
김혜원 엄마기자
hwkim@momscareer.co.kr | 2023-03-29 13:10:14
“엄마들도 콘텐츠를 쌓아간다면 충분히 사이드 수입을 만들 수 있어”
[맘스커리어=김혜원 엄마기자] 미디어와 소셜 미디어(SNS)가 마케팅을 선도하는 시대다. 잘 만든 콘텐츠가 소비를 이끌어낸다. 유튜브 영상, 인스타그램 피드 하나로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직장인은 사이드 잡으로 주부는 틈틈이 시간을 내서 SNS 채널을 개설하고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고자 노력한다. 2020년 SNS 마케팅을 전문으로 하는 트렌드넷을 창업 후 성장세를 달리고 있는 백인혜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트렌드넷 대표 백인혜입니다. 10년 가까이 디자인·마케팅팀에서 직장인으로 일하다가 프리랜서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기업 거래처가 늘어나고 레퍼런스를 쌓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본격적으로 창업을 했습니다. 벌써 올해로 3년 차입니다.
저는 흔히 말하는 N잡러입니다. 주업은 SNS 마케팅입니다. 업로드한 콘텐츠를 보고 강의 제안이 들어와 SNS 마케팅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스포츠경향과 레이디경향 신문사에서 ‘백인혜의 SNS 톡톡’이라는 칼럼을 쓰는 칼럼니스트이기도 합니다.
호기심으로 코칭 공부를 시작했다가 KPC(Korea Professional Coach) 자격을 취득하게 됐습니다. 컨설팅이나 멘토링을 할 때 코칭 공부를 했던 것이 많은 도움이 되고 있죠. 밤에는 중앙대학교 예술경영대학원에서 ‘문화콘텐츠’를 전공하는 학생으로서 고군분투하는 중입니다.
- N잡러로서 많은 활동을 하려면 시간 관리는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집니다. 이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평일, 주말 구분 없이 일한다면 쉬는 날도 평일과 같을 것이고, 평일이라도 스케쥴을 잡는 대신 쉰다면 주말처럼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티모시 페리스가 쓴 <나는 4시간만 일한다>라는 자기계발서가 있는데요, 저는 이 책에 나오는 대로 온종일 일하는 대신 선택과 집중을 하여 최소한만 일하고 원하는 대로 살기를 희망합니다.
창업하고 나니 대표로서 할 일이 많더라고요. 일하고, 영업하고, 회계 자료도 챙겨야 하고, 공부하며 지인도 만나야 하고 모임에도 나가야 했죠. 칼럼과 책도 써야 하고 틈틈이 쉬기도 해야 하고요. 정말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간다는 말을 실감했습니다.
초반엔 많은 분을 만나고 다양한 모임에 쫓아다녔습니다. 실속은 없고 에너지도 빼앗겼습니다. 멘탈도 오르락내리락하고 체력도 소진됐죠. 내 삶에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요즘은 불필요한 만남은 줄이고, 그 시간에 내가 하는 일에 깊이를 더하려 합니다. 또 거래처 콘텐츠를 잘 만들려고 하고 내 것을 쌓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랬더니 사람에 대한 스트레스도 줄고 실력은 늘었습니다.
- SNS 마케터로서 주로 어떤 일을 하시나요?
창업 초기에는 기업의 SNS 채널을 관리하는 일을 했습니다. 기업 컨설팅을 하기도 하고, 멘토링을 통해 기업의 마케팅팀 직원들 역량 강화도 합니다. 작년 하반기부터 지자체나 문화재단과 함께하는 일이 늘었습니다. 축제 마케팅, 상권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브랜딩, 인플루언서 마케팅 등 새로운 경험을 쌓는 중입니다.
올해는 서울시패션제조지원센터 공동운영사로 선정돼 서울시와 일하고 있습니다. 지자체와 일한 경험이 쌓여서인지 한국관광공사 관광두레 컨설팅업체로도 선정돼 앞으로 지역에서 재미있게 활동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SNS 마케팅을 하면서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고객은 바뀌었는데, 담당자는 기존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 때 어렵습니다. 돈을 내면서까지 광고를 안 보려 하는 세상입니다. 이런 데도 기업이나 기관은 하고 싶은 이야기만 합니다. 채널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건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요. 고객에게 브랜드 인지가 되고 소통을 통해 신뢰가 쌓여야 구매로 이어집니다. 오늘 소개팅했는데 바로 프로포즈를 할 순 없잖아요. 그런데 다들 마음이 급합니다.
- 육아맘도 인스타그램을 통해 활동하는 분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그분들께 조언을 해 주실 수 있을까요?
저는 3년째 ‘웅진씽크빅’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엄마들을 대상으로 하는 콘텐츠를 만들고 있죠. 이 일은 제가 창업을 하게 된 계기이기도 합니다. 디지털 세대인 젊은 엄마들은 인스타나 블로그 등을 잘 활용합니다.
내가 채널을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지? 어떤 것을 원하는지에 따라 운영하는 방향성이 달라질 것입니다. 예를 들면 책을 좋아하는 엄마라면 책 서평을 올리면서 관련된 분과 팔로우 맺고 소통하잖아요. 그렇게 쌓인 계정에 팔로워가 늘어나고 조금 더 여유가 되시는 분은 블로그를 통해 노출한다면 추후 인플루언서에 도전해 볼 만합니다. 저 또한 대행사로서 다양한 인플루언서분들과 협업을 하는데요. 팔로우 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거든요. 그분의 채널이 얼마나 활성화됐는지를 보고 원고료를 책정합니다. 요즘에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동구매도 많이 하잖아요. 엄마들도 육아하며 틈틈이 시간을 내어 콘텐츠를 쌓아간다면 충분히 사이드 수입을 만들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꼭 수익을 내지 않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것을 올리면서 다른 엄마들과 소통하고 지내면 다양한 이점이 있어요. 얼굴 본 적 없는 인친에게서도 기존 친구 못지않게 친근감을 느끼고, 소통하다 친해져서 찐친이 되기도 하거든요. 고민을 피드에 올렸는데 다양한 인친들이 위로해 주고 조언을 받는 그런 과정에서 힘을 많이 받는다고 하더라고요. 또 축하할 일이 생기면 모두에게 축하 인사를 받으니 두 배로 기쁩니다. 일상의 노출이 많기에 때로는 친구보다 인친들이 내 사생활을 많이 알잖아요. 소통을 통해 오고 가는 인정과 칭찬 속에 자존감이 올라가기도 합니다.
수강생 중에 종종 이런 말씀을 하는 분이 있어요. “나는 사생활 노출이 싫다” 잘 생각해 보면 인스타그램 회사에서는 여러분에게 사생활을 노출하라고 한 적이 없습니다. 무엇이든 나의 선택인 것이죠. 굳이 얼굴을 공개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운영할 수 있고요, 조절하시면서 원하는 적정선에서 노출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프리랜서나 N잡러를 꿈꾸는 엄마들에게 해 주고 싶은 조언이 있나요?
저는 대책없이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나왔어요. 처음에 프리랜서로 일할 때는 불규칙한 수입이 힘들었습니다. 아는 사람도 없고, 돈도 없는데 무슨 깡으로 그랬을까요? (웃음)
제가 만약 직장생활 시절로 다시 돌아간다면, 창업하기 전 1~2년 정도는 직장 다니면서 투잡을 뛰면서 기반을 좀 다져놓을 것 같습니다.
SNS를 통해서 나라는 사람의 전문성이나 퍼스널브랜딩을 통해 인지시키면 훨씬 유리할 것입니다. 사람들과의 진정성 있는 소통을 통해 오프라인으로 만나게 되니 그 안에서 비즈니스가 이루어지기도 해요. SNS 마케팅은 하루아침에 될 수 없는 일이잖아요. 그래서 보통 기업은 6개월 이상의 계약을 하게 되는데, 프리랜서 시절 기업과의 장기 계약이 큰 도움이 되었어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멘탈 관리’ 같아요. 마음이 조급해지기도 하고, 여러 가지 상황들이 생길 수 있는데요. 초반에 빨리 자리 잡고 싶은 마음에 워커홀릭으로 주말은커녕 휴가도 몇 년째 가지 못했어요. 물론 그 과정에서 경험이 쌓여 노하우가 되긴 했지만 번아웃이 오기도 했습니다. 일은 잘되고 있고, 수입도 늘어나는데 사람을 만나고 돌아서면 이유 없이 눈물이 났죠.
몇 년 만에 깨닫게 된 사실은 내가 나를 너무 혹사했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시간을 내서라도 나를 비우는 시간을 갖습니다. 최근 두려워서 가지 못했던 나 홀로 여행에 도전했습니다. 생각보다 심심할 시간이 없더라고요. 나와 마주하면서 스스로와 대화하는 시간이 저를 성장시키기도 했죠. 틈틈이 산책하며 주변을 돌아보고, 자기 전에는 누워서 가슴에 손을 얹고 나와의 대화도 시도해 봅니다. 내가 지금 잘 가고 있는 것인지?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오늘 하루는 어땠는지?
또 스스로를 칭찬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저를 더 사랑하게 됐어요. 마음에 여유가 생기니 다른 사람을 챙겨 줄 여유도 생기는 것 같아요. 육아하는 엄마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반드시 나와 오롯이 마주하는 시간을 가지실 것을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입니까?
트렌드넷은 작년 대비 2배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기업과 지자체 프로젝트들을 늘리고 있습니다. 또 개인적으로 올해는 두 번째 책을 낼 예정입니다. 지금 목차를 쓰기 시작했는데요. 내년 상반기에는 논문을 써서 석사 학위를 마무리해야 해 올해 책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운동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앉아있는 시간은 많고 먹기만 하다 보니 살도 찌고 몸이 굳어가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운동을 하려고 합니다. 성공하려면 체력이 되어야 뭐라도 할 수 있잖아요. 체력을 올려서 건강에 더 신경 쓰려고 합니다.
- 맘스커리어 독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육아를 하면서 일을 병행하는 워킹맘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기에 “너무 애썼다고 잘하고 계신다”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슈퍼 개인의 시대입니다. SNS를 통해 나의 콘텐츠를 축적하고 퍼스널 브랜딩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해 보세요.
지극히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저도 SNS를 통해 창업까지 하게 됐잖아요. 내 채널이 영향력을 갖게 된다는 것은 인생을 바꿔 놓을 만큼 다른 결과를 가져다줄 수 있습니다. 실행만 한다면 누구나 가능한 일입니다.
너무 고민하지 마시고 일단은 일상이라도 올려보십시오. 하면서 점점 실력은 늘어납니다. 해 보지도 않고 고민만 하다가 포기하는 사람이 많더라고요. 시도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이 많습니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활동하는지 보다 보면 내가 하고 싶은 일도 찾을 수 있고, 새로운 기회가 생길 것입니다.
혹시라도 SNS 관련해 궁금하거나 모르는 것이 있다면 저한테 DM(디엠) 보내주세요. 그럼 아는 한도 내에서는 성심성의껏 답변 드리겠습니다.
가정에서는 멋진 아내와 엄마로서, 사회에서는 멋진 여성으로서 당당하게 자리 잡으시길 응원합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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