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M터뷰] "엄마도 꿈을 이룰 수 있어요!"

김혜원 엄마기자

hwkim@momscareer.co.kr | 2023-11-10 14:00:31

슈퍼모델 겸 트로트 가수 임시연 씨
직업 8개…나의 삶 또한 소중해요!
▲ 모델 겸 가수 임시연 씨[사진=임시연]

[맘스커리어=김혜원 엄마기자] N잡러가 각광받는 시대다. 자유롭게 일감을 선택하고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으며 자아실현을 하고 경제적 자유를 누릴 수 있어 MZ세대가 선호한다. 아이 둘을 양육하는 40대 엄마가 8가지 직업을 가지고 있다고 하면 믿어질까? 작년엔 슈퍼모델의 꿈을, 곧 트로트 가수 데뷔를 앞둬 가수의 꿈도 이룰 임시연 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 봤다.


- 먼저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슈퍼모델 겸 트로트 가수 임시연입니다. 스무 살의 꿈을 마흔여섯에 이뤘습니다. 
독한 사람이라고 해야 할지 운이 좋은 사람이라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언젠가 이런 질문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당신은 인생에서 언제 가장 행복했습니까?’ 곰곰 생각해 보았습니다. 무대에 섰을 때 빛났고 관객의 환호에 그 감정을 함께 느끼며 행복했습니다. 
저는 18년간 벨리댄서 활동을 했는데 무대의 경험이 모델과 가수 등으로 활동할 때 좋은 표현의 밑거름이 돼주는 것 같습니다. 

무대를 사랑하는 한 여자가 결혼과 출산을 하며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두 아이를 출산한 뒤 몸과 정신적인 변화가 생겼습니다. 두 아들을 육아하며 매번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서울과 대구를 6년째 오가며 제 목표를 향해 배움과 성장을 게을리하지 않았죠. 지난해 슈퍼모델의 꿈을 이루고 이제는 음반발매를 앞둔 신인 트로트가수 임시연입니다. 

▲ 임시연 씨는 18년간 벨리댄서 활동을 했다.[사진=임시연]
▲ 일하는 엄마이자 N잡러인 임시연 씨[사진=임시연]
- 일하는 엄마이자 N잡러라고 들었습니다. 어떤 활동을 하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일곱 살과 여덟 살 연년생 두 아들의 엄마입니다. 안 그래도 아들이 둘이면 힘든데 연년생은 4배로 힘든 거 다들 아시죠? 사실 제 정신으로 산다고 보기가 힘듭니다. (웃음) 저는 워킹맘이라는 수식어를 참 좋아합니다. 엄마로 사는 삶도 중요하고 잘 챙겨야 하지만 나 임시연으로서의 삶 또한 소중하다는 것을 느끼게 됐습니다. 

아이를 돌봐야 해 제 모든 시간을 써야 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아이가 자라는 걸 보는 육아의 행복도 있었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나만의 시간이 간절했습니다. 희생만이 나의 행복을 모두 채울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행복하지 않다면 가정도 자녀도 행복할 수 없으니까요. 이런 생각이 저를 육아맘에서 워킹맘으로 이끌어 주었습니다.

저는 현재 직업이 8개입니다. 놀랍죠? 아이를 낳기 전에는 벨리댄스 강사와 안무가로 일했습니다. 공연단을 운영하며 무대 기획을 18년간 해 왔습니다. 그러다 아이를 낳고 엄마가 됐습니다. 두 번째 직업은 슈퍼모델입니다. 저는 2022 SBS 슈퍼모델 더 그레이스로 데뷔했습니다. 현재 워킹강사 및 패션쇼 연출을 맡고 있습니다. 세 번째 직업은 트로트 가수입니다. 열심히 준비한 음반이 곧 출시됩니다. 네 번째 직업은 인스타에서 뷰티 인플로언서로, 다섯 번째 직업은 틱톡의 패션크리에이터입니다. 여섯 번째 직업은 라이브커머스에서 일하는 쇼호스트이고, 일곱 번째 직업은 쇼플루언서입니다. 저는 1세대 쇼플루언서로 강의를 통해 제자를 양성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직업은 프로모터입니다. 기획, 연출, 프로듀서 등을 하고 있죠. 팔색조라고 불리면서 다양한 영역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 어떤 일에 가장 관심이 가는지 또 그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저는 집중하는 일을 기간별로 설정합니다. 지난해 말부터 모델 활동을 줄이고 트로트 가수 데뷔를 위해 트레이닝을 받았습니다. 곧 곧 쇼케이스 데뷔 무대가 있는데요,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고 활발하게 활동하고 싶습니다. 아들 둘인 사십 대 엄마지만 열정은 이십 대 못지 않아요. 트로트계의 맘통령이 되겠습니다. 엄마니까 꿈을 접고 자녀를 위해 희생해야 한다 이런 구시대적인 틀을 깨고 엄마라도 언제든 꿈을 위해 도전하고 성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요. 제 도전을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 주세요!

▲ 슈퍼모델 겸 가수인 임시연 씨[사진=임시연]
▲ 슈퍼모델 겸 가수인 임시연 씨[사진=임시연]
- 임신과 출산 이야기도 들려주십시오. 

저는 늦은 결혼으로 마흔에 첫 아이를 낳았습니다. 노산이죠. 이 말이 무색하게 또 임신해 연년생을 출산했습니다. 이런 어려운 경우를 제게 주시다니 하늘도 아셨나 봅니다. 제 ‘멘탈이 갑’이라는 것을요. (웃음) 조리원동기들과 어린이집 선생님들께서 모두 인정한 유별난 아들들은 육아하기 쉽지 않습니다. 하늘은 감당할 수 있는 몫만큼만 준다고 하죠. 힘들 때마다 ‘그래 나니까 감당한다’ 하며 스스로 위로합니다. 육아를 한 이후 저는 어떤 일을 해도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저 나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어 즐겁기만 합니다. 
힘든 것을 즐기면서 하다 보니 하나씩 결과물들로 나타나더라고요. 지금도 그렇습니다. ‘애 볼래? 일할래?’ 물론 대답은 ‘전 일할래요’겠죠? (웃음) 그만큼 엄마란 직업은 연습이 없는, 이 세상 가장 힘든 일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고 엄마니까 일을 핑계로 육아하는 걸 등한시할 순 없겠죠? 저는 현재 1주일을 반으로 나눠 금~일까지 1주일치 집안일을 전부 해 둡니다. 월~목까지는 서울에서 지냅니다. 제가 서울에 있다고 해서 집안일이 줄지는 않으니까요. (웃음) 바쁘지만 스스로를 성장시키고 결과물에 성취감을 느끼며 살아가는 삶이 정말 행복합니다. 

워킹맘이면 누구나 일과 육아 및 집안일로 쉽지 않을 것입니다. 내 아이들에게 저를 통해 삶의 좋은 교훈이 되어 주고 싶습니다. 엄마를 통해 가깝게 보여 주고 싶은 것이죠. 제 삶이 자녀에게 교훈이 될 수 있다고 믿기에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열정, 꾸준함, 긍정, 자신감, 용기 등을 보여 주는 엄마가 되고 싶습니다.

- 현재 대한민국은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0.78명이라는 세계 최저 기록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말 걱정스럽습니다. 저출산이 큰 문제로 인식이 되고 있지만 이를 해결할 실질적인 제도는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금전적인 제도도 좋지만 부모 교육 등이 부족하고 여전히 육아의 책임이 엄마들의 무거운 짐처럼 여겨지는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도 출산을 꺼리게 됩니다. 사회적인 인식이 바뀌면 좋겠습니다. 육아 중인 엄마들에게 혜택을 주고 아이를 키우는 가정을 배려해 주고 워킹맘이 눈치 보지 않고 일과 육아를 함께할 수 있게 해 주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 대표님도 워킹맘으로 육아와 일을 병행하면서 쉽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어떻게 이를 극복하셨는지도 듣고 싶습니다.

우린 모두 결혼 전 ‘나’로 살았습니다. 꿈을 향해 열심히 달렸습니다. 결혼을 선택하고 출산한 이후 나도 존재하지만 자식이 있는 엄마로서의 정서로 변하며 많은 혼란을 겪습니다. 
저 역시 이 과정을 겪으며 많은 고민이 생겼고 다양한 생각을 하며 앞으로의 나를 찾아갔습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지금 나는 행복한가?’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사람마다 분명히 행복의 기준은 다릅니다. 내 행복을 먼저 깨닫는 것이 중요한데 가족을 위한 행복이 아닌 나 자신이 행복한 것을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어떤 사람은 일보다는 육아할 때 행복하답니다. 또 다른 사람은 일해서 돈 벌어 하고 싶은 것을 할 때 행복하답니다. 어느 분은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행복하답니다. 

이렇게 각자 다른데요, 그중에 나의 행복을 추구하는 선택을 해야 합니다. 저는 내가 하고싶은 일을 해야 행복한 사람입니다. 돈이 안 되어도 목표를 향해 차곡차곡 성공이라는 단계를 밟고 오르는 성취감이 저를 행복하게 해 줍니다. 제 행복을 위한 길이 육아맘이 하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내가 일하러 가면 아이는 누가 돌봐 주지?’ ‘엄마를 기다리다 아이가 마음을 다치면 어쩌지?’ 이런 걸로 다들 엄두를 내지 못하거나 상황에 붙들려 포기를 하고 맙니다.  오랜 고민과 많은 생각의 끝은 이러했습니다. 가족은 부족한 점을 서로 배려하고 채워 줄 수 있는 존재잖아요. 나도 조금은 가족 구성원에게 배려와 양보를 받을 수 있는 일원이라고요. 일로 인해 엄마가 자리를 비운다 해도 그 역시 다른 가족이 채워 줄 수 있는 것이라고요. 나만의 책임이 아닌 가족의 배려와 희생 역시 나에게도 돌아올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저는 일로 인한 부재의 시간을 더는 미안해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스스로 생각의 틀을 바꿨습니다. 이후 제 꿈을 더욱 크게 그리기 시작했고, 나만의 시간을 갖게 됐으며, 가족들의 배려를 감사하게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행복이 크게 찾아왔습니다. 

꼭 본인이 행복한 일을 하세요. 당장 하고 싶은 것을 찾아 잠깐이라도 해 보세요. 아이를 맡기는 걸 두려워하지 말고 꿈꾸던 일을 시작해 보세요. 또 다시 톱니바퀴는 맞춰져 돌아갈 테니까요. 

- 결혼과 육아로 인해 많은 여성의 경력이 단절되고 있습니다. 다시 일을 시작하고 싶은 경력보유 여성들에게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엄마가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우리가 바뀌어야 세상이 바뀝니다. 그냥 시작부터 하면 좋겠습니다. 저는 이제 엄마의 희생이 미덕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엄마도 삶은 한 번뿐입니다. 당연히 내가 원하는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살 자격이 있고요. 지금 당장 내게 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그 시간만큼은 일이든 취미든 미래를 위해 나만의 시간을 써야 합니다. 점점 그 시간을 늘려서 두 시간, 세 시간 이어 가야 합니다. 그 끈을 놓치지 않고 계속한다면 내가 그리던 꿈에 가까이 갈 수 있습니다. 포기만 하지 않으면 여러분도 다할 수 있습니다. 

- 맘스커리어 독자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리 엄마들은 늘 시행착오를 겪습니다. 저 역시도 엄마는 처음이고 이 세상 모든 엄마는 그럴 겁니다. 우리가 아이들을 가르칠 때 ‘처음엔 다 실수하면서 배우는 거야?’라고 가르치듯 우리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다들 나름의 포지션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고 잘하고 있습니다. 스스로에게 칭찬해 주고 내가 나를 위로해 줄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 보면 어떨까요? 워킹맘들게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어요. 우린 언제고 돌아갈 곳이 있는 워킹맘입니다. 우린 엄마잖아요. 겁날 게 뭐가 있어요. 우리 쫄지 말고 자신감 있게 일해 봐요. 누구 눈치도 보지 말고요. 애도 키워 봤는데요. 우린 책임감 있게 일도 더 잘할 수 있어요. 워킹맘 힘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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