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에게까지 손 뻗치는 마약류, 알아야 막을 수 있다!"

김보미 엄마기자

bmkim@momscareer.co.kr | 2024-05-21 09:40:59

서울학부모지원센터, 17일 '일상에 침투한 유해약물' 주제로 강의 진행
부모가 먼저 유해약물에 관한 정보 알고 자녀와 소통해야

[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코로나19 이후 마약류가 SNS나 다크웹 등을 통해 온라인상에서 유통되기 시작하면서 청소년들이 마약류에 노출되는 빈도나 횟수가 급증하고 있다. 대검찰청의 마약 범죄 특별수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1년 동안 적발된 마약사범 수는 2만8527명에 달하며 이는 전년도보다 46.7%나 증가한 수치다. 더욱 놀라운 것은 10대 마약사범의 증가율이다. 10대 마약사범은 463명에서 1551명으로 1년 만에 234.9%가 증가했다.


마약류는 청소년들의 일상에 쥐도 새도 모르게 스며들고 있다. 마약류 광고는 공부 잘하는 약, 살 빼는 약 등으로 둔갑해 온라인상에 버젓이 노출되고 있다. 청소년들이 호기심에 마약류에 접근하는 경우도 빈번하며 단순 투약에 그치지 않고 주위에 퍼뜨리거나 돈을 벌기 위해 마약 전달책 역할을 수행하는 경우도 있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여겨지고 있다.
 

▲[사진=서울학부모지원센터 강의 화면 캡처]

 

지난 17일 진행된 학부모지원센터의 맞춤형 배움 과정에서는 '일상에 침투한 유해약물 알아보기(마약류)'라는 주제로 한 강의가 열렸다. 맘C상담교육연구소, 서울시교육청,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김미숙 강사가 강의를 맡았다.

김미숙 강사는 "아이들이 인터넷 세상에서 만나는 것 중 가장 위험한 것이 도박과 약물"이라며 "부모가 유해약물에 관해 미리 알아야 자녀를 건강하게 지킬 수 있고 혹시 모를 상황이 발생해도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강의에 따르면 요즘에는 마약떡볶이, 마약김밥 등 일상 속에서도 마약이라는 단어가 아무렇지 않게 사용되고 있다. 이는 '중독성 있게 맛있다'는 뜻을 표현하려는 의도이지만 '마약'이라는 단어가 청소년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사용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다. 이에 정부는 청소년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친숙한 음식 앞에 마약을 붙인 단어들을 정정할 것을 권고했다. 부모들도 비판적 시각을 가지고 용어 사용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마약이 위험한 이유는 노출되는 순간 중독되기 때문이다. 마약은 뇌에서 엄청난 양의 도파민을 분비시켜 쾌락을 느끼게 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맛있는 음식을 먹어서 즐거울 때 나오는 도파민의 양이 50이라면 마약을 투약했을 때 나오는 도파민의 수치는 900에 가깝다. 이 강렬한 경험이 기억 속에 저장돼 또다시 마약을 찾게 만든다.

하지만 투약이 반복될수록 점차 내성이 생겨 만족감이 떨어지기 때문에 점점 더 많은 양을 투여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마약에 중독된 뇌는 정상적인 기능을 잃어버리고 일상생활을 어렵게 만든다.

마약류는 느낌·생각·행태에 변화를 줄 목적으로 섭취해 정신과 신체에 영향을 미치는 물질로 법률적으로 정의된 마약(아편·코카인·펜타닐), 향정신성 의약품(필로폰·엑스터시·바비튜레이트), 대마(대마초·헤시시) 등을 총칭한다. 본드·부탄가스·니스 등의 흡입제와 술·담배·커피 등도 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 물질이다.

10대 청소년에게 노출되는 마약류의 종류에는 △공부 잘하는 약으로 알려진 ADHD 치료제 메틸페니데이트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패치 △살 빼는 약·나비약 등으로 불리는 마약류 식욕억제제 펜터민 등이 있다. 해외여행을 하다가 일부 국가에서는 합법인 대마 초콜릿, 대마 젤리, 양귀비 종자 샐러드드레싱 등에 노출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마약을 시작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가 치료 목적, 호기심, 현실 도피 등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성인의 경우 스트레스 때문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스트레스로 견딜 수 없이 힘든 나머지 약물에 의존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부모는 자녀가 어릴 때부터 스트레스를 잘 관리할 수 있도록 교육해 스트레스 때문에 도박과 약물에 가까이 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또한 청소년들은 단순한 호기심 때문에 마약에 접근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부모가 틈틈이 도박과 약물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경계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 모르는 사람이 권한 음료 마시지 않기, 다른 사람의 약 복용하지 않기, 인터넷으로 약 구매하지 않기 등 주의사항을 반복적으로 알려줘야 한다.

김미숙 강사는 강의 내내 "도박과 약물은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해본 사람은 없다"며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는 생각은 오만과 자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부모가 아는 만큼 자녀를 지킬 수 있다. 특히 10대 청소년은 호기심과 충동성이 높고 행동 조절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애초에 접근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상호작용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한편 마약류 문제와 관련해 신고 또는 상담이 필요한 경우 △검찰청 1301 △경찰청 112 △관세청 125 △학교전담경찰관 117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1342 등의 기관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아울러 마약청정 대한민국 누리집에서는 관련 뉴스나 정책 자료, 온·오프라인 교육, 마약류 노출 위험도 자가 진단 테스트 등을 제공하고 있다.

 

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bmkim@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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