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M's 시선] 다자녀 가정 혜택 느는데...출산율에 도움 될까?
김보미 엄마기자
bmkim@momscareer.co.kr | 2023-11-10 09:40:47
다자녀 가족 지원정책이 출산율에 도움 될지는 의문
[맘스커리어=김보미 엄마기자] 대한민국의 출산율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2015년 1.24명이었던 합계출산율은 지속적인 하향곡선을 그리더니 2022년 0.78명으로 내려앉았다. 더 비관적인 것은 8년째 떨어지고 있는 출산율이 쉽게 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부는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중 아이가 셋 이상인 다자녀 가정에게 주는 여러 가지 혜택은 대표적인 저출산 정책 중 하나다. 최근에는 저출산 기조가 짙어지면서 두자녀 가정도 다자녀 가정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바뀌는 추세다.
정부는 다자녀 가정에게 어떤 지원을 하고 있을까. 의료 분야에서는 신생아 난청 의료비와 미숙아·선천성 이상아 의료비를 지원하며 교육 분야에서는 어린이집 우선 입소와 아이돌봄서비스, 국가장학금·학자금 대출을 지원한다.
또한 전기 요금·도시가스·지역난방비 등 공공요금과 수목원·철도 운임·공항 주차장 등 공공시설 이용료를 할인해 준다. 자동차 취득세 면제·자녀 세액공제·국민연금 출산크레딧 등 세금 감면 혜택도 있다.
주거 지원으로는 주택 특별공급, 임대주택 우선 공급, 주택 구입·전세자금 대출 시 우대 금리 적용 등의 제도를 시행한다.
여기에 더해 서울시는 2자녀 이상 가정 중 막내가 18세 이하인 가정에게 다둥이행복카드를 발급해 주고 있다. 이 카드로는 서울상상나라·한강시민공원·서울대공원 등의 서울시 공공시설과 협력 업체 등에서 요금 할인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아직 다자녀 가정의 지원 제도는 두자녀 가정과 세자녀 가정으로 구분돼 있으며 지자체마다 지원 대상의 범위가 달라 혼란스러운 상태다. 지원이 미미하다는 지적도 많다. 서울시 누리집의 다자녀 가족 국가지원제도 페이지에는 "이거 할인받느니 회사 주말 근무 더 하는 게 낫겠네요", "이제 2자녀도 다자녀 가정이라면서 3자녀 가정과 혜택이 왜이렇게 다른가요" 등의 댓글이 달려 있다.
최근에는 다자녀 가정을 위한 추가적 지원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3자녀 이상인 가구가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지난 4일 밝혔다.
현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2006년부터 5년마다 수립하고 있는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의 수정을 준비하면서 어떤 정책 과제를 추가할지 고심 중이다.
3자녀 이상 가정의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 이용과 함께 △다자녀 배려 주차장 설치 △공공시설에 영유아 가정이 우선 입장할 수 있는 패스트트랙 제도 신설 △2자녀 가구에도 자동차 취득세 감면 혜택 적용 △가족친화인증기업에 인센티브 확대 등의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 같은 제도는 자녀를 양육하는 가정에게 충분히 환영받을 만하다. 이런 배려와 혜택이 많아질수록 육아하는 가정이 조금 더 편하고 윤택한 생활을 누릴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출산 지원 혜택이 좋아서 아이를 낳는 가정은 없기 때문에 다자녀 가족의 지원이 다자녀 출산을 유도해 낼지는 의문이다.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할 수 있다고 해서 셋째 출산을 고려해 보는 여성이 과연 있을까.
아이를 키우는 가정에게 사회적 배려 차원의 혜택을 줌과 동시에 저출산을 야기하는 근본적인 문제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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