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M's 시선] 육아 솔루션 제시하는 방송 프로그램이 저출생 조장할까?
김보미 엄마기자
bmkim@momscareer.co.kr | 2023-12-14 09:40:00
'금쪽같은 내새끼' 등 예능, 결혼·육아에 부정적 인식 심어준다는 비판 제기돼
저출생 문제, 미디어 탓 말고 근본 해결책 찾아야 ▲[사진='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새끼' 홈페이지]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새끼'는 채널A의 예능 프로그램이다. 육아가 어려운 부모를 위해 베테랑 육아 전문가가 맞춤형 솔루션 및 육아 코칭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금쪽같은 내새끼를 위해 가족이 변하는 리얼 메이크오버쇼를 표방한다.
금쪽같은 내새끼에서는 매회 학교나 가정에서 문제 행동을 보이는 아이의 사례가 등장한다. 오은영 박사는 아이의 일상을 보며 문제점을 진단하고 맞춤형 솔루션을 제시한다. 솔루션은 대개 부모의 육아나 훈육 방식을 개조하는 것으로 이뤄진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이 정말 청년들의 결혼과 출산에 부정적인 메시지를 주고 있는 걸까. 오히려 '부모는 아이들에게 우주와 같은 존재'라는 사실을 일깨워줘 부모에게 양육의 책임감을 갖게 하고 극심한 문제 행동을 보이던 아이들이 부모의 변화와 노력에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을 통해 희망을 주고 있지는 않은 걸까.
결혼 4년 차인 직장인 김씨(34세)는 "아직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는 아니지만 금쪽같은 내새끼를 꼭 챙겨본다"며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아이를 키울 때 저렇게 하면 안 되는구나', '나중에 내 아이에게는 이렇게 해줘야겠구나' 등 나름대로 저만의 육아관을 확립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육아가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이 프로그램이 딱히 육아가 힘들다는 인식을 갖게 하지는 않는 것 같다"며 "오히려 저에게는 극한의 육아를 간접적으로 체험하면서 아기를 갖기 전 마음의 각오를 더 단단하게 다지게 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현대사회에서 미디어가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막강하다. 하지만 방송에 비춰지는 육아의 고충 때문에 결혼과 출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해지고 더 나아가 저출생 극복에도 장애물이 된다는 주장에는 어폐가 있다.
점점 더 심각해지는 저출생 문제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정부의 마음을 이해 못 하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문제를 해결하려면 문제의 원인을 제대로 짚어 내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겠다.
저출생 문제, 미디어 탓 말고 근본 해결책 찾아야
[맘스커리어=김보미 엄마기자] 문제 행동을 보이는 아이에게 육아 솔루션을 제시해 주는 한 예능 프로그램이 결혼과 육아에 대한 공포를 심어준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유재은 국무조정실 청년정책조정위원회 위원은 지난 10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결혼·출산에 대한 인식 변화와 미디어의 역할'을 주제로 개최한 간담회에서 "금쪽같은 내새끼 등과 같은 일부 프로그램이 '나에게 육아는 무리다', '아이 키우는 것은 힘들고 비용이 많이 든다' 등 결혼과 출산에 관한 부정적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며 "결혼과 출산에 대한 막연한 공포를 줄이기 위해 미디어에 긍정적 메시지를 자주 노출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소아과 의사인 하정훈 원장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전 국민이 '육아는 힘들다'는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다"며 "양육자의 권위를 세우고 아이에게 규칙과 한계를 정해준다면 육아는 그렇게 어렵지 않다. 물론 육아가 쉽다는 것은 아니지만 힘든 것보다 즐겁고 행복한 일이 훨씬 더 많다"고 강조했다.
이어 "솔루션 육아는 발달 과정에 문제가 있는 아이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지 이를 일반 아동에게 일괄적으로 적용할 필요는 없다"며 "솔루션 육아를 다루는 방송에 '일반 아동에게는 이런 육아법을 적용하지 말라'는 경고 문구를 넣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새끼'는 채널A의 예능 프로그램이다. 육아가 어려운 부모를 위해 베테랑 육아 전문가가 맞춤형 솔루션 및 육아 코칭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금쪽같은 내새끼를 위해 가족이 변하는 리얼 메이크오버쇼를 표방한다.
금쪽같은 내새끼에서는 매회 학교나 가정에서 문제 행동을 보이는 아이의 사례가 등장한다. 오은영 박사는 아이의 일상을 보며 문제점을 진단하고 맞춤형 솔루션을 제시한다. 솔루션은 대개 부모의 육아나 훈육 방식을 개조하는 것으로 이뤄진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이 정말 청년들의 결혼과 출산에 부정적인 메시지를 주고 있는 걸까. 오히려 '부모는 아이들에게 우주와 같은 존재'라는 사실을 일깨워줘 부모에게 양육의 책임감을 갖게 하고 극심한 문제 행동을 보이던 아이들이 부모의 변화와 노력에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을 통해 희망을 주고 있지는 않은 걸까.
결혼 4년 차인 직장인 김씨(34세)는 "아직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는 아니지만 금쪽같은 내새끼를 꼭 챙겨본다"며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아이를 키울 때 저렇게 하면 안 되는구나', '나중에 내 아이에게는 이렇게 해줘야겠구나' 등 나름대로 저만의 육아관을 확립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육아가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이 프로그램이 딱히 육아가 힘들다는 인식을 갖게 하지는 않는 것 같다"며 "오히려 저에게는 극한의 육아를 간접적으로 체험하면서 아기를 갖기 전 마음의 각오를 더 단단하게 다지게 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현대사회에서 미디어가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막강하다. 하지만 방송에 비춰지는 육아의 고충 때문에 결혼과 출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해지고 더 나아가 저출생 극복에도 장애물이 된다는 주장에는 어폐가 있다.
점점 더 심각해지는 저출생 문제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정부의 마음을 이해 못 하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문제를 해결하려면 문제의 원인을 제대로 짚어 내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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