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자 스트레스 위험 수준... 해소 방안 필요해
김혜원 엄마기자
hwkim@momscareer.co.kr | 2024-09-19 13:10:58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지난 8일 대구에서 70대 할머니가 10대 손자에게 흉기를 휘두른 사건이 보도된 후 많은 이가 충격에 휩싸였다. 할머니는 범행 직후 스스로 세상을 떠나려고 시도까지 했는데 손주 양육 문제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연방정부 공중보건 최고책임자인 비벡 머시 의무총감 겸 공중보건서비스 단장도 지난달 28일, 부모가 아이를 양육하며 받는 스트레스가 위험 수준에 도달해 적절한 해소 방안이 필요하다는 권고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육아로 인한 스트레스가 국가 차원에서 해결할 만큼 심각하다는 것이다.
양육자가 겪는 스트레스는 저출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런 양육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까? 서울시와 자치구에선 양육자의 스트레스를 절감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오는 11월 10일까지 운영되는 ‘서울시민 마음잡고 프로젝트’ 심리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할 직장인·프리랜서·양육자·육아휴직자 등을 모집한다. 일·생활 균형 지원을 위한 다양한 심리지원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기존 직장인과 양육자 대상 심리지원 프로그램뿐 아니라 ‘육아휴직자’ 대상으로 직장 복귀 직무역량 심리진단과 직무별 네트워크 프로그램을 추가 개설했다. 진로 고민을 하는 직장인, 복귀를 계획한 육아휴직자, 회사에 입사한 청년 등 일·생활 균형과 일상 회복을 희망하는 서울시민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마음잡고 프로젝트’ 홍보 채널에서 마음 상태 자가 진단 후 진단 결과를 토대로 적합한 프로그램을 추천받을 수 있다. 결과에 따라 참여자들은 건강군, 잠재적 스트레스군, 고위험군으로 나뉜다. 스트레스가 비교적 적은 건강군은 마음 회복 명상 콘텐츠와 직무역량 1:1 게시판 및 대면상담이 제공된다. 아직 스트레스가 심각하진 않지만,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는 잠재적 스트레스군에게는 직무역량 및 스트레스 관리 1:1 상담, 직무역량 개선 집단상담 등을 추천하고, 스트레스가 심한 고위험군은 온·오프라인 전문 심리상담을 지원한다. 참여를 희망하는 시민은 ‘마음잡고 프로젝트’ 홍보 채널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양천구 육아종합지원센터에선 육아 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얼마 전 양천구에 거주하는 육아맘 A씨는 최근 관내 서울형 키즈카페를 방문했다가 양육 상담에 관한 홍보물을 보게 됐다. 아이가 세 살에 접어들면서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짜증 내고 급기야 길에 드러눕기까지 해서 A씨는 이런 행동에 관해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했다. 훈육해도 그때뿐이고 아이 행동이 점점 더 심해졌기 때문이다.
A씨는 양천구육아종합지원센터에 상담신청서를 제출하고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3주 후 예상보다 이르게 상담을 시작할 수 있었다. 대면상담과 비대면상담 가운데 선택할 수 있었고, 매주 수요일 오전에 상담이 진행됐다. 보통 4회차로 이뤄지며 만약 좀 더 상담하고 싶다면 2~4회 연장도 가능했다. 현재까지 3회차 상담을 진행한 A씨는 “지금까지 노력해서 되지 않는 일은 없었는데 육아는 예상치 못한 일의 연속이고 쉴 수도 없을뿐더러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어 마음이 고단했던 것 같다”라며 “아이 훈육 방법에 관한 상담부터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보고 지금까지의 인생도 돌아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남은 상담도 기대된다”라고 덧붙였다.
가평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는 하반기에 부모 자조모임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청소년기 자녀 이해와 양육에 대한 정보를 얻고 스트레스 해소를 돕고자 마련됐다. 부모 심리검사, 원예테라피, 영화감상 등을 통해 양육 태도를 점검하고 양육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함께한다. 관내 9~24세 청소년 자녀를 둔 양육자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오는 22일까지 신청을 받으며 포스터 QR코드 접속 또는 홈페이지(www.gp1388.or.kr)를 통해 선착순 10명을 모집한다.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hwkim@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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