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그때 아주 작은 배려의 추억

윤석구 前 우리종합금융 전무

yskwoori88@gmail.com | 2024-01-12 13:10:20

▲윤석구 前 우리종합금융 전무[맘스커리어=윤석구 前 우리종합금융 전무] 성현님 : 선배님들! Y 선배님이 2017년도 말 대전충청본부장을 마치시고 서울 성북 동대문 본부로 이동하여 부임하셨지요.

 

"성현님, 우리 본부 창구 직원들 대상 퇴직연금 등 연금상품 상세히  연수시켜주세요" 

 

마침 당시 퇴직연금 연수가 담당업무였는데 선배 Y 본부장님 요청 겸 뵙고 싶은 마음에 얼른 달려갔지요.

 

영업본부 강당에서 한 시간 정도 각 지점에서 참가한 직원들에게 연금신탁 상품의 중요성과 특히 퇴직연금에 대해 심도 있게 강의를 마치고 본부장님께 본부 부서로 돌아가겠다고 인사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할 일도 많고 전국 영업본부 모두 다니면서 연수하느라 노고가 많다며 회현동 본점 건물까지 본부장 기사한테 잘 모셔다드리라고 했다고 본부장 자동차를 내주시는 것 아니었겠어요

 

​그냥 가겠다고 극구 사양했는데 "강의해 준 것만도 고마웠고, 자동차 뒷자리 타고 가면서 눈도 잠깐 붙이고 기사 딸린 차를 타봐야 지점장 및 본부장으로 승진하고 싶은 욕심도 생긴다"는 큰 덕담까지 해주시는 것 아니겠어요.

 

그런데 진짜 감사한 것이 당시 전국 33개 영업본부 모두 방문 연수 다녔지만 예를 들어 지방의 경우 KTX 역에서 영업본부까지 가야 하잖아요. KTX 역은커녕 그 누구 한 분 자동차로 케어해 주신 분 없었지요. 오직 Y 본부장 선배님 뿐이셨어요. 아래 직원까지 세심히 배려해 주신 그 Y 선배님의 마음 써 주심은 영원히 저의 가슴속에 남아있답니다.

 

▲힘들 때 우리, 좋을 때 우리, 그래서 우리! 우리 글로벌 사업단 가족들 [사진=윤석구 前 우리종합금융 전무]

그 후 6년째 되어가는 오늘 지점장 승진 기념 선배님들과 승진 기념 축하 식사를 하면서 특별히 그날의 추억이 생각나 말씀드려봅니다. 다시금  Y 선배님의 깊은 배려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Y : 먼저 성현님, 은행 재직 중 여러 단계의 승진이 있지만 제 경험상 지배인 등기가 부여되던 지점장 승진이 가장 기쁘고 값졌답니다. 자기앞 수표 발행 시 명판에 지점장 이름 석자도 딱 찍히고, 많든 적든 직원들을 섬기고 들이대 정신으로 영업성과도 내며 소신껏 리더십을 발휘하는 시간이 된 것이잖아요. 혼신을 힘을 다해보세요. 다시금 지점장 승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아울러 당시 제가 외출하는 것도 아니고 멀리서 와서 우리 직원들 영업 잘하라고 강의해 준 것만도 고마워 귀갓길 편히 들어가도록 한 것인데 옛날이야기해 주셔서 부끄럽고 감사하네요.

 

​또한 '유덕자필유언'(有德者必有言)' 즉 덕망이 높은 사람은 반드시 말도 훌륭하다는 뜻으로, 논어에서 유래했지요. 저는 하나도 기억나지 않고 다 잊었는데 기억을 되살려주네요. 역시 서울대학교 출신은 달라요. 우리 성현군이 유덕자필유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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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009년도 황록 부행장님 휘하 함께 근무했던 후배들이 어느덧 시간이 흘러 부지점장 부부장을 경유하고 지난 연말 지점장 및 본부 부서 부장으로 승진하였다. 배려심 큰 우리 조병산 본부장님이 선배들과 승진한 후배들을 서초동 소연국숫집에 초대해 축배의 시간에 오고 간 이야기다.

큰 어른 황록 이사장님께서는 "베푼 사람은 기억도 나지 않지만 아주 조그만 일이라도 수혜를 입은 상대방은 그것을 잊지 않고 가슴과 머리에 담고 있답니다. 당시 본부장 기사가 운전한 자동차를 타고 가도록 한 Y 본부장의 배려심과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오늘 승진 축하 자리에서 그 미담을 이야기 한 최성현 신임 부장의 말씀 모두 아름답군요, 우리은행을 이끌어갈 핵심인재 핵심 동량 역시 자랑스러운 후배들입니다" 이렇게 말씀하셨다. 

 

▲"성현 군, 병진 君, 지점장 승진 진심으로 축하해요"`[사진=윤석구 前 우리종합금융 전무]

당초 승진한 후배들도 참석하는 줄 예상하지 못했다. 촛불이라도 밝혀 주어야겠다는 마음이 꿈틀댄다. 식사 테이블에서 조용히 카운터로 나가 서빙하시는 분께 케이크 한 개에 붉은 긴 초 두 개를 부탁드렸다. 그런데 웬걸, 케이크를 두 개를 사 오셨다.

 

​아니 케이크 한 개만 말씀드렸는데, 아니 잘 되었네요, 승진자가 두 분이니 괜찮아요, 더 잘 되었습니다.

 

​제일 큰 어른이신 黃 이사장님께 케이크 두 개에 각각 승진 축하의 촛불 점화를 부탁드린다.

 

우리 자랑스러운 우리은행의 핵심인재 최성현 君, 김병준 君, 승진 축하하고 무럭무럭 크세요. "승진 축하합니다, 승진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우리 후배님 승진 축하합니다"

 

서초동 소연국수의 밤, 참으로 아름다운 밤이다.

 

창가 넘어 소복소복 내리는 하얀 눈, 선후배 간의 따뜻한 사랑의 온도 만 큰 쌓여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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