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교육 대상자는 늘어나는데, 특수학교 설립은 반대한다고?

김혜원 엄마기자

hwkim@momscareer.co.kr | 2024-04-09 13:10:46

특수학생 느는 속도 교원 확충이 따라가지 못해
윤희숙 후보의 ‘특수학교 자리에 특목고 유치’ 공약에 장애학생 학부모 거세게 항의해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올해 초등학교 1학년 입학자 수는 사상 처음으로 40만 명 선을 밑돌았다. 신입생이 한 명도 들어오지 않아 입학식을 열지 못한 학교가 전국에 157개교나 됐다. 그런데도 특수교육 대상자는 2020년 9만5420명에서 지난해 10만9703명으로 3년간 15%인 1만4283명이나 늘었다. 이를 두고 의료계에선 장애 조기 진단 증가, 장애에 대한 인식 개선 등을 원인으로 들었다.


특수교육 대상자는 누굴까? 시각·청각·지적·자폐 등 장애를 앓고 있어 특수교육이 필요한 사람으로 진단·평가받은 사람으로 대개 초·중·고교에서는 특수학생이라고 부른다. 이들을 가르치는 교사가 특수교사다. 우리의 특수교육 환경은 어떨까?

전국의 특수학교 수는 194개교이며 일반 학교에 있는 특수학급은 1만3287개, 전국의 특수교사는 2만5599명이다. 초등학교는 장애학생 6명당 특수교사 1명이 배치돼야 하나 그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학급 대부분이 과밀학급으로 운영된다고 한다. 현장에선 교사 1명이 중증발달장애학생 6명을 맡는 것도 힘에 부친다고. 학생에 맞춰 개별화교육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에 특수학생들이 느는 속도를 교원 확충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지난해 교육부가 발표한 특수교육통계에 따르면 서울 지역 특수교육 대상자는 1만3888명이었다. 그 가운데 4483명만 특수학교에 다닌다. 지체장애 학생은 1540명 중 909명이 특수학교에 재학 중인데 성동구, 광진구, 동대문구, 중랑구, 성북구, 강북구 등 동북권역 거주 지체장애 학생들은 인근에 학교가 없어 통학에 어려움을 겪었다. 교육부의 특수교육통계에 따르면 서울 관내 장애 학생 중 약 34%가 왕복 1시간 이상 거리로 통학한다. 왕복 2시간 이상이 걸리는 경우도 약 3.8%가량 있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11월 '학생 교육 여건 개선을 위한 특수학교 설립 계획'을 발표하며 폐교 예정인 성동구 성수공업고등학교 부지에 지체장애인 특수학교인 성진학교(가칭)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22학급 규모의 학교를 신축해 2029년 3월 개교를 목표로 한다는 것이다. 이의신청이 없어 지난해 행정예고가 완료된 상태다.

차근차근 추진돼 가던 성진학교(가칭) 설립에 최근 제동이 걸렸다. 국민의힘 윤희숙 후보(서울 중·성동갑)가 특수학교가 들어설 부지에 특목고를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면서부터다. 장애인 학부모들은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무릎을 꿇고 윤 후보의 총선 공약 폐지를 촉구했다. 서울장애인부모연대는 지난 4일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후보가 장애학생의 교육권을 무시하고 지역주민간 불필요한 갈등을 조장했다며 해당 공약 철회와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윤 후보는 지난 8일 채널 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성동구의 가용한 부지가 성수 말고도 있으니 학부모와 지역주민과 교육청이 열린 마음으로 장소에 관해 얘기할 필요가 있다라는 취지였다”라며 “성수 지역이 교통, 이동 편의성이 굉장히 열악하니 위에서 내려오는 아이들에게 부담을 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선거 끝나고 차분하게 교육청하고 어머니들, 지역주민과 열린 마음으로 서로 배려하고 모두 다 어머니시기 때문에 좋은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hwkim@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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